식품 생산 공장을 비위생적으로 관리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행정처분을 받은 SPC 계열 던킨도너츠가 가맹점주들에게 "'공익제보자 폭로 등에 따른 피해가 크다'고 호소해 달라"고 회유한 정황이 드러났다.
한겨레는 최근 던킨도너츠 가맹점주 A씨와 던킨도너츠 임원 B씨의 통화 내용을 인용해 SPC가 점주를 회유해 '상황 타개 용 여론몰이'를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가 보도한 통화 내용을 보면 지난달 KBS가 던킨도너츠 안양공장 위생문제를 보도한 지 이틀 뒤인 지난 1일 임원 B씨가 A씨에게 "가맹점주의 피끓는 심정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주시면 별도의, 소정의 상품을 좀 드리겠다"고 제안했다.
당시 통화는 점주 A씨가 언론 보도를 통해 공장의 위생상태를 확인한 뒤 SPC에 대해 '고객 항의, 매출 감소 등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는 글을 올린 뒤 이뤄졌다.
B씨는 A씨에게 SNS에 글을 올려달라며 구체적인 내용을 제안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이 공장 비위생 실태를 언론에 제보했고, 이를 KBS가 보도했으며, 식약처가 공장 위생 상태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점을 들어 "(이들 때문에) 피해보는 사람이 누구인가. 나다. 이게 얼마나 피끓는 현실인가"라고 한탄하는 내용을 SNS에 올려 달라는 것이다.
B씨는 "이걸 한 줄만 (SNS에) 올려주시면 저희가 홍보 쪽에 좀 해서 어떻게 좀 해보겠다"면서 "안 그래도 그걸(가맹점주를 통한 홍보) 좀 하자고 조금 전에 회의를 했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SPC가 조직적으로 가맹점주를 통한 '여론전'을 시도했음을 짐작케 하는 내용이다.

A씨가 B씨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서 여론전은 무산됐다. 지난 5일 식약처가 던킨도너츠 안양공장 뿐만 아니라 다른 공장에도 위생에 문제가 있다고 발표하자 A씨는 다른 점주들과 함께 고객에게 사과하는 인터뷰에 나섰다.
SPC 관계자들은 A씨 등 점주들이 언론 인터뷰를 하는 장소에까지 나타나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점주들을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점주는 "우리 말고도 함께 인터뷰하려 했던 다른 점주가 있었지만 본사 직원들 때문에 함께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SPC 측은 A씨에게 "보도가 나가면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돼 모두가 힘들어질 수 있다"며 인터뷰 포기를 종용하거나 "회사가 A씨의 가맹점을 인수해 주겠다"면서 구체적 금액도 제안했다.
점주들은 본사가 가맹점 위생 점검에는 매우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밀면서, 반대로 공장 위생에는 소홀했던 점에 배신감이 크다는 입장이다.
점주 C씨는 본사에서 위생 점검을 나오면, 세균이 나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근무자의 손과 싱크대를 면봉으로 시료를 채취해가고, 근무자들이 먹던 물컵을 테이블에 올려만 놔도 지적한다"며 "공장 위생 상태를 제보한 제보자가 의도를 갖고 영상을 찍으려 했다 하더라도, 우리(가맹점주)를 '잡는' 것처럼 관리했다면 본인들(본사)도 걸리지 않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이에 대해 SPC에 여러 차례 해명과 반론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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