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애를 넘어 꿈을 향해'…체육 분야서 두각 나타낸 대구 여학생들

보치아 송인서, 육상 최수연, 조정 김나영
전국장애학생 체육대회서 금메달 수상

'장애는 장애물이 아니다.' 장애를 넘어 꿈을 향해 달리고 있는 학생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9월 열린 제15회 전국장애학생 체육대회에서 역경을 딛고 금메달을 목에 건 송인서, 최소연, 김나영 학생이 그들이다.

제15회 전국장애학생 체육대회에서 보치아 종목 금메달을 수상한 대구보건학교 송인서 학생의 연습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제15회 전국장애학생 체육대회에서 보치아 종목 금메달을 수상한 대구보건학교 송인서 학생의 연습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보치아 종목서 금, 대구보건학교 송인서

보치아는 뇌성마비 중증 장애인과 운동성장애인을 위해 고안된 스포츠. 표적구(흰공)와 공(적·청색구)을 홈통에 올려 놓고 신체 일부를 활용해 컬링과 같은 방식으로 표적구 공을 붙이거나 밀어낸 뒤 점수를 합산, 승부를 겨루는 경기다.

송인서(16) 학생은 이번 대회 4강전에서 경남의 강기랑 학생을 15대0, 결승에서 이진희 학생을 11대0으로 꺾는 등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송인서 학생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송인서 학생은 작은 몸(1.6㎏)으로 태어나 뇌병변 1급 판정을 받고 수술과 재활을 반복하던 중 초등학교 돌봄 선생님의 권유로 보치아 종목을 처음 접했다. 5학년 때부터는 매일 공을 굴리며 연습하는 등 보치아의 매력이 푹 빠졌다.

대구보건학교 중학교 과정에 입학한 후에도 보치아 훈련을 이어갔다. 그런 노력 덕분에 1, 2회 전국장애학생 보치아대회 중등 개인전과 2019년 전국장애학생 체육대회 중등부 개인전에서 우승하는 등 전국 최강으로 자리매김했다.

고관절 및 아치 재건 수술로 입원과 재활을 반복하다 실의에 빠지기도 했으나 꿋꿋이 이겨냈다. 송인서 학생은 "앞으로도 어려움이 많겠지만 끊임없이 노력해 국가대표가 될 것"이라며 "장애는 극복할 수 있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싶다"고 했다.

육상 종목의 최소연(대구광명학교) 학생. 대구시교육청 제공
육상 종목의 최소연(대구광명학교) 학생.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광명학교 최소연, 대구성보학교 김나영

최소연(12) 학생은 태어날 때부터 망막색소변성증으로 눈이 잘 보이지 않았고 결국 왼쪽 눈은 시력을 잃었다. 시야가 점점 좁아지고 눈을 바로 뜨기 힘들 정도로 눈부심 현상이 심해 고통받으면서도 체육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육상뿐 아니라 태권도, 검도 등 다양한 체육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장애학생 체육대회에서도 육상 종목에 출전, 두각을 나타냈다. 대구광명학교 입학 후에도 꾸준히 훈련한 끝에 이번 대회 육상 100m, 200m 종목에서 금메달을 건져올렸다.

최소연 학생은 "몸은 너무 힘들지만 체육시간이 제일 행복하다"며 "앞으로도 운동에 매진해 특수학교 체육 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겠다. 미래의 제자들에게 삶의 희망을 전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조정 종목의 김나영 학생과 박건희 지도교사. 대구시교육청 제공
조정 종목의 김나영 학생과 박건희 지도교사. 대구시교육청 제공

김나영(14) 학생은 이번 대회에서 조정 종목 2관왕에 올랐다. 여자 중등부 500m PR3-ID OPEN 개인전, 중등부 혼성 500M PR3-ID OPEN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뛰어난 신체 능력에다 인내심, 꾸준한 노력을 더해지적 장애를 딛고 이런 성과를 이뤘다.

김나영 학생은 "대회에 나가려고 다른 지역을 방문해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다른 선수들과 어울리면서 사회성도 기를 수 있었다"면서 "운동을 통해 느낀 변화와 행복을 친구들에게도 전해주고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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