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을 맞아 의료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거점병원과 보건소 등에서는 과로로 인한 의료진의 건강악화 등으로 인력이탈도 심각한 상태여서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경우 의료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대구 신천지 사태로 인한 코로나 1차 대유행 이후 1년 8개월 동안 의료진과 관계 공무원들은 지칠대로 지쳤다.
한 보건소 관계자는 "과로로 인해 탈진하거나 대상포진에 걸려 앓아눕는 직원들도 상당하다"면서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되풀이해야 하나 싶은 상황에 위드 코로나로 방역체계를 전환한다니 얼마나 더 많은 업무를 감당해야 하는건지 정말 눈앞이 캄캄하다"고 호소했다.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간호사들의 피로도가 심각하다. 전국의 국립대병원 간호사가 입사 2년 이내 퇴직하는 비율은 지난해 54.5%, 올해 54.5%였다. 하지만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칠곡경북대병원의 경우 지난해 79.1%, 올해 82.4%로 훨씬 심각하다.
의사들도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칠곡경북대병원 한 의사는 "코로나와 전혀 관련 없는 분야의 진료를 맡고 있지만 연관 부서 동료들의 업무 부담을 덜기 위해 번갈아가며 당직을 선 게 벌써 1년이다. 지쳐가는 게 사실"이라면서 "의사라고는 하지만 진료 분야가 다르다 보니 갑자기 환자의 징후가 불안정할 때는 대처법을 몰라 동료 의사에게 전화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런 우려 때문에 질병관리청은 중장기 계획을 통해 1차 의료기관의 역할 확대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의료계는 동네병원의 코로나 진료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한 이비인후과 원장은 "지금처럼 코로나 감염에 대해 시민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상황에서 코로나 감염 의심자나 확진자 진료를 봤을 경우 다른 질환 환자는 아예 발길이 끊어질 가능성이 커 병원 운영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 코로나 환자 진료를 맡겠다고 나설 의원이 어디 있겠냐"고 했다.
한 내과 원장 역시 "코로나 환자 진료를 보려면 레벨D 방호복을 입어야 하는데 교대 가능한 인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1차 의원급 대다수가 혼자 진료를 보는 의사들인데 대체 누가 코로나 진료를 보려 하겠냐"고 반문했다.
정부는 위드 코로나 시대 확진자 증가를 예상해 재택치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경수 영남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격리관리반과 건강관리반, 환자이송반이 따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확진자가 급증할 경우 소통이 원활치 않아 환자 이송이 늦어지고, 이로 인한 환자 사망이 발생했을 경우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의 문제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확진자가 급증할 경우 응급실 마비 사태를 대비해 일본의 사례처럼 동네병원에 가도 검체를 채취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상황이 쉽지는 않다"면서 "코로나 전담의원 지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수가 조정 등 지원체계 마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대책위원장은 "위드 코로나가 순조롭게 안착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 나서서 코로나를 대하는 시민들의 민감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면서 "그렇게 돼야만 의료계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고 확진자가 폭증할 경우 의료체계가 붕괴되는 최악의 사태를 피할 수 있다. 취약계층의 돌파감염을 줄이기 위한 부스터샷 접종과 미접종자의 백신 접종 독려,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등의 방역수칙 준수 등 시민들의 협조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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