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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원 "대장동, 특검해야… 이런 팀에 수사받았다면 나는 무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1년을 선고받은 최서원 씨. 사진은 2018년 5월 4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는 최 씨.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1년을 선고받은 최서원 씨. 사진은 2018년 5월 4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는 최 씨.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1년을 선고받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65)씨가 검찰의 대장동 수사에 대해 '보여주기 식'일 뿐이라며 비난했다. 그러면서 "특검을 통해 국정농단 수사 때와 똑같이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충북 청주시 청주여자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최씨는 28일 동아일보에 편지를 보내 "이번 대장동 의혹 사건 수사는 거꾸로 가고 있다. 녹취록을 절대적 증거로 넘겨받고도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하고, 서로 각기 다른 진술에 끌려다닌다"며 "진실을 밝히기보다는 이미 결정된 수순으로 가고 보여주기식 조사를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을 향해 "공항에서 체포했던 주요 인물은 풀어주고, 김만배씨는 영장 기각되고, 이런 검사들이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했다면 나는 무죄가 나왔을 것이다"고 비꼬았다.

이어 최씨는 자신에 대한 검찰의 수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2016년 12월 24일 특검에 불려갔을 때 몇십년 전 대구 달성 선거 때 녹음 파일을 박 전 대통령과 통화한 내용이라며 그때부터 이미 '박 전 대통령과 한몸이었고 경제공동체였다'고 수사를 시작했다"며 "부장검사는 그걸 실토하라면서 하지 않으면 삼족을 멸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협박을 했다. 내 평생에 잊지 못할 잔인한 날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수사는 대체적으로 방향을 정하고 그걸 가지고 수사를 끌고가고 정황 파악을 해나가는 게 순서인 것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당시 박영수 특검은 특검에 파견된 검사들과 함께 이 나라의 경제계, 정치계, 박 전 대통령의 측근부터 모조리 불러 종일 수사실에서 강압적인 수사를 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무릎꿇게 했다. 재단에 기업이 출연한 기부금을 뇌물로 몰기 위해서였다"면서 "그런 박영수가 다른 한쪽에서 화천대유 관련 고문료를 받았다니 세상이 정상이 아니다. 박 전 특검이 친척에게 100억원이 간 것에 대해 합당한 돈이라고 얘기하는 걸 보면서 그런 돈이 그들에겐 푼돈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경악스럽다"고 했다.

특히 유동규 전 본부장의 휴대폰 압수수색과 관련해 최씨는 "어린 딸이 손자를 갓 낳아서 젖 물리고 있던 병실에 쳐들어가서 휴대폰을 압수수색했으면서 대장동 관계자들의 압수수색은 왜 똑같이 악랄하게 하지 않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박에 던진 휴대폰을 검찰이 찾지 못하다가 경찰이 하루만에 찾은 것은 코미디"라며 "자금 흐름도 중요한 휴대폰 압수도, 성남 시장실을 뒤늦게 압수수색한 것도 보여주기식으로 여론의 추이만 보는 것 같다"면서 "어린 딸이 손자를 갓 낳아서 젖 물리고 있던 병실에 쳐들어가서 휴대폰을 압수수색했으면서 대장동 관계자들의 압수수색은 왜 똑같이 악랄하게 하지 않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서도 "이름있고 명성있는 사람들이 그냥 이름만 올리는 경우는 대개 나중에 돈을 받기로 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논의한 게 아닌가 묻고 싶다"며 "무게 있는 변호사가 1명도 아니고 3~4명이 2~3억을 가지고 수임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이름 있는 변호사들 근처에 가려면 사건당 몇 억은 요구하고 사건도 골라가면서 하더라. 이 나라에서 벌어지는 우겨대기가 정말 가관"이라고 했다.

최씨는 편지 말미에 "이 영화같은 타짜 놀이의 대장동 사건에 반드시 특검을 통해 누가 해먹었는지, 그 큰 판을 깔고 나눠먹은 자들의 배후는 누군지 밝혀내야 다시는 이 나라에 이런 악덕업자들이 국민들의 피를 빨아먹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면서 국정농단 수사했던 잣대와는 너무 상반된 검찰의 수사 방식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아 이 글을 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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