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강했다더니 도대체 뭘 어떻게 했기에 아예 집이 내려앉을 판입니다."
지반침하 문제로 말썽을 빚었던 경북 포항 득량지구 재건축 사업 현장(매일신문 4월 28일자 11면 등)이 두 차례나 보강공사를 했지만, 오히려 주변 일대 피해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득량지구 재건축사업은 기존 득량주공아파트(1978년 준공·570가구)를 허물고 지하 2층~지상 23층 6개 동 아파트단지(659가구)를 신축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9년 5월 착공해 2023년 7월 입주 예정이며 시공자는 신원종합개발㈜, 브랜드명은 '신원아침도시 퀘렌시아'이다.
해당 지역은 지난해 말부터 터파기 공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일대 도로가 침하되고 주변 주택들이 금이 가거나 바닥이 갈라지는 등 문제가 발생해 지난 3월 지질안전진단이 실시됐다.
당시 신원종합개발에서 의뢰한 안전진단 결과에서는 "하부에 비교적 연약한 점토층(뻘)이 깊게 분포해 일부 침하가 발생했다"며 "공사 현장 흙막이벽체를 강화하고 시멘트밀크 그라우팅(시멘트혼합물을 30cm 이상 높이로 주입해 균열 부위를 메우는 강화 작업)을 통해 문제를 보강할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신원종합개발 측은 두 차례에 나눠 주변 일대 보강 공사를 진행했으나 현재까지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는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공사 현장 주변에는 육안으로 보기에도 도로가 크게 굴곡져 있으며 인도 경계석은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넓게 내려앉아 있다.
시공사에서 수시로 주변 일대 도로를 수리하고 있지만 도로의 푹 꺼져 생긴 틈을 메운 흔적만 보이는 곳도 있다.
인근 주민 A(45) 씨는 "올해 초까지 금이 길게 가 있던 벽이 이제는 떨어져 나갈 정도로 내려 앉았다. 천장이며 바닥까지 균열이 가 마치 계단이 생긴 것 같다"면서 "보강공사를 하면 괜찮다더니 도대체 뭐가 괜찮아진 거냐. 결국 공사 진행을 위해 꼼수만 부린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정이 심각해지자 지난달 29일 김희수 경북도의원과 백인규 포항시의회 부의장을 비롯해 관계 공무원들이 현장을 찾아 긴급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김희수 도의원은 "지반이 약해서 계속 침하가 이뤄진다면 당장은 아니라도 언제고 큰 사고가 벌어질 수 있다. 주민의 안전이 잘못되면 어떻게 책임질 수 있겠나"며 "보강공사에도 문제가 계속된다는 것은 결국 당초 지질조사단계부터 충실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신원종합개발 관계자는 "예상보다 지반이 약해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다. 하루빨리 공사가 마무리되면 지반이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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