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한국 전통 도자기 레전드 천한봉 도예명장 별세. 향년 89세

이도다완(井戶茶碗) 재현해 낸 마지막 조선 도공. 74년 도예인생 마감.

천한봉 대한민국 도예명장의 생전 작업 모습. 고도현 기자
천한봉 대한민국 도예명장의 생전 작업 모습. 고도현 기자

대한민국 전통 도자기의 '레전드' 이자 '큰산'으로 불리는 대한민국 도예명장 도천(陶泉) 천한봉 선생이 31일 0시 15분쯤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천한봉 명장은 부친이 징용으로 끌려가 숨진 일본 도쿄에서 1933년 태어났다. 조국의 광복을 맞이해 1946년 부친 고향인 문경 관음리로 귀국했고 14세인 1947년 도예에 입문, 74년 도자기 굽는 외길 일생을 마감했다.

그는 일본인들이 환장하는 '이도다완'(井戶茶碗)을 재현해 낸 마지막 조선 도공'으로 평가 받는다.

'이도다완'은 임진왜란 때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남해안에서 약탈해 간 우리나라의 사발 그릇인데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일본의 국보 28호로 지정됐다.

일본왕실 화병을 전통방식으로 만들어줘서 화제에 올랐고 이후에 일본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은 유일한 한국 도예인이다.

천 명장은 청년시절 다른 기술자가 하루에 400개의 접시를 만들면 그는 800개를 만들어내 '잔그릇 대장'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1995년 대한민국 도예명장으로 선정됐고 2006년 경북 무형문화재 사기장에 지정됐다.

생전의 천한봉 대한민국 도예명장의 모습. 고도현 기자
생전의 천한봉 대한민국 도예명장의 모습. 고도현 기자

그는 생전 문하생과 제자들에게 "도자기라는 것은 누구든지 성의만 있으면 모두 할 수 있다. 집념과 애착심이 있으면 다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도자기라는 것은 인간성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간성이 좋지 않으면 결코 명작이 탄생할수 없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펼쳐왔다고 한다.

천 명장의 문하에는 40여 명의 제자가 '도천가'(陶泉家)를 이루고 있다. 딸 천경희(49) 씨가 수제자이자 무형문화재 전수자로 명맥을 잇는다.

장례는 문경시 도예장으로 치러지며 장례식장은 문경 국화원이다. 11월 2일 오전 9시 발인을 거쳐 충북 괴산 호국원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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