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봉사활동은 삶의 질을 높게 합니다" 이진숙 대구주부자원봉사단장

대구주부자원봉사단장 이진숙(68) 씨가 행복한 봉사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통원 기자. tong@imaeil.com
대구주부자원봉사단장 이진숙(68) 씨가 행복한 봉사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통원 기자. tong@imaeil.com

"자원봉사를 하다 보면 활력이 생겨 삶을 더 윤택하게 살 수 있습니다."

30일 대구 달서구에서 만난 대구주부자원봉사단장 이진숙(68) 씨는 "봉사를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일상에서 얻지 못하는 새로운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25년 가까이 봉사활동을 해 온 이 씨는 '남을 기쁘게 하기 위해 봉사를 다니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살아간다. 그는 1997년 1월 아파트 주민의 추천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그는 봉사활동이라는 일이 생소했고, 호기심이 생겨 따라나섰다가 24년 10개월이 흘렀다. 첫 봉사활동에 나선 것은 본동종합사회복지관이었다. 이곳에서 무료급식을 하던 그는 너무 맛있게 잘 먹고, 고맙다는 말을 건네 오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고 뿌듯함을 느꼈다. 이후 그는 봉사활동에 매진했다.

그는 봉사활동을 가면 그곳에 있는 사람들과 마음으로 이어진 가족이 된다고 설명했다. 함께 식사하고 옛 추억을 공유하며 서로를 알아가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며 쌓아가는 추억도 귀중하다. 그는 봉사를 마치고 집으로 갈 때면 "자식 같다. 며느리 같다. 내일 또 올 거냐. 또 와줘서 고맙다"라는 말이 생각나 가슴이 뭉클해진다. 특히 치매에 걸린 어르신들도 앞치마를 입고 나타나면 "또 왔냐"며 반갑게 맞이해 준다. 누군가의 기억에 행복한 순간으로 남아 있다는 생각에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그가 이처럼 봉사활동에 매진 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믿음도 컸다. 봉사활동을 지지해주고 이 씨의 활동에 대해 누구보다 크게 공감한다. 또한 봉사활동 장소에 데려다주기도 한다. 그는 가족의 지원이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코로나 발생 전 대구주부자원봉사단장 이진숙 씨가 어르신들의 손마사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본인제공.
코로나 발생 전 대구주부자원봉사단장 이진숙 씨가 어르신들의 손마사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본인제공.

현재 이 씨가 이끄는 대구주부자원봉사단은 40명의 봉사자가 활동 중이다. 이 씨의 친구, 지인 등 소위 말하는 '한 다리 건너면 아는 사이'로 구성돼 있어 참여율이 높은 데다, 행복한 순간을 나누다 보니 봉사가 더욱더 즐겁고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었다.

그는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현재까지 1천798회에 걸쳐 7천957시간 30분 동안 봉사활동을 해왔다. 이웃돕기 알뜰바자회 및 일일찻집 개최를 통한 수익금으로 독거어르신, 소녀소년가장 등 지역의 소외된 이웃에게 나눴다. 지역의 각종 국제대회 및 재난재해 봉사 등 지역 사회에서 헌신적으로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공공기관 안내 봉사 및 무료급식 활동, 어르신 손·발 마사지 자원봉사활동을 펼쳐 지역 우수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같은 활동으로 그는 2009년 국무총리 표창, 2008 대구광역시자원봉사센터 마일리지 왕 금메달, 2004년 대구시장 표창 등을 받았다.

즐겁고 행복하게 다양한 곳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에게도 서운함은 있다. 대형 병원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봉사자가 다쳤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기억 때문이다. 대가를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니지만, 따뜻한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앞으로 이 씨는 코로나 19로 힘들어할 사람들을 더욱 돕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특히 독거노인 등 힘들게 사는 사람들의 가정에 찾아가 말벗과 청소 등 돌보미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10년간 홀로사는 어르신 등을 위해 활동해 왔지만, 여러 이유로 인해 현재 봉사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연결해줬으면 좋겠다"며 "언제든 불러준다면 봉사할 수 있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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