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상 최대실적' 금융지주 주주환원 확대 움직임

신한 분기배당, BNK "배당성향 확대 계획"
'아직도 10년전 주가' 주주 불만 잠재울지 주목
감독당국 '자제' 기조는 여전, 보수적 접근 필요

신한금융지주 CI
신한금융지주 CI

사상 최대실적을 연이어 발표한 금융지주사(매일신문 10월 28일 2면)들이 배당성향 증대, 분기배당 등 주주환원책 확대 논의를 이어가면서 주가상승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사상 최대실적에도 주가는 10년전에도 못 미친다는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 카드지만 금융당국의 배당자제 기조가 여전히 작용 중이라는 점이 변수다.

최근 금융지주사들은 연일 주주환원책을 언급하고 있다. 2분기에 이어 3분기에 분기배당을 실시한 신한금융지주가 대표적이다. 노용훈 신한금융지주 부사장(CFO)은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금융지주 최초로 분기 배당을 실행해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며 "배당성향을 30% 이상으로 상향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고, 향후 균등한 금액의 분기배당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신한지주 측은 자사주 취득 계획도 밝히며 4분기 결산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다른 금융지주사도 분위기가 비슷하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분기배당을 위한 정관개정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BNK금융지주는 "실적개선 성과가 주주에게 돌아갈 수 있게 전년대비 배당성향 상향 등 주주환원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DGB금융지주는 배당 아직까지 배당성향을 대폭 늘리거나 분기배당을 도입할 논의는 없다는 입장이다. DGB대구은행 관계자는 "지주측에서도 다른 금융지주를 지켜보고 있고 아직까지 구체적 논의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들이 배당확대 등 주주환원책을 속시원히 선언하지 못하는 것은 금융당국의 '배당자제령' 영향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금감원 등 금융당국은 지난해 손보사, 증권사 등이 호실적을 거두던 당시 과도한 배당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총액 비율)을 20% 아래로 낮추라는 권고를 제시했다. 이 권고는 올 6월 풀렸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배당성향 참고하라'는 단서를 달았다. 주주 이익 침해 및 관치금융 논란도 일지만 손실흡수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논리가 단단하다.

금융감독당국의 '눈치주기'에도 실적을 내세운 금융업계가 주주환원 강화방침을 내놓으면서 금융주 주가상승 가능성은 연말 국내증시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아직까지는 보수적인 접근이 많다. 대다수 투자전문가들은 현재 '10년전 수준'인 금융주 주가는 주주환원책보다는 산업지형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봐야한다는 조언을 내놓는다. 코로나 사태 이후 금리가 여전히 뚝 떨어져 있는데다 테크핀이나 투자은행 등 '뜨는 분야'가 아닌 전통적인 금융업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적정주가를 낮게 판단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류명훈 하이투자증권 대구WM센터 PB차장은 "금리 인상 등 호재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의견이 많고 카카오뱅크 등 '테크핀' 업체의 도전도 거세기 때문에 배당을 기대하는 장기투자가 아닌 이상 보수적인 판단을 권고한다"며 "현 시점에서는 배당률이 높은 BNK·DGB·JB금융지주 등 지방은행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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