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철수 1일 대권 출사표…복잡해진 범야권 ‘정권탈환’ 방정식

독자 행보 속 단일화 논의 주목·이준석 김종인과 ‘질긴 악연’ 변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9일 대구 청년센터에서 지역의 청년대표들과 간담회를 하기 위해 행사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9일 대구 청년센터에서 지역의 청년대표들과 간담회를 하기 위해 행사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대권 출사표 던질 시기를 저울질해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대권 선언을 공식화한다.

안 대표의 대권 도전은 2012, 2017년에 이어 세 번째다. 한 때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던 안 대표는 독자 출마 결심을 굳힌 뒤 여론전을 펼쳐왔다. 출마선언문에는 미래·공정 등을 키워드로 한 '시대교체' 메시지를 담을 전망이다.

안 대표는 지난 29일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대선은 '놈놈놈' 대선"이라며 "'나쁜 놈, 이상한 놈, 그리고 추한 놈'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모두 까기'를 했다.

단일화 내지는 연대 여부를 배제할 수 없는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을 향해서도 "치열하게 미래 담론경쟁을 하는 사람이 지금 아무도 없다. 그게 불행이다"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뿐 아니라 국민의힘을 겨냥해 자신만이 정권 교체의 최적임자임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일단 안 대표가 대권 도전 선언 뒤 야권 단일화 논의에 선을 긋고, 제3지대로 표현되는 독자 노선을 걷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안 대표의 대선 출마 공식화로 범야권의 '정권 탈환' 방정식이 차원을 달리하게 됐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결정되는 가운데 당장 야권 분열의 불씨를 안게 됐다는 얘기다.

안 대표의 구체적 대권 행보와 관련해선 시각이 엇갈린다.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국민의힘과 후보 단일화에 성공했음에도 합당 논의 과정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과의 앙금이 더욱 깊어진 만큼 당장은 연대 논의 자체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출마선언을 앞두고 지난 25일 호남을 찾아 탈원전 등의 메시지를 낸 것도 국민의힘 유력 주자인 윤석열 후보를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말이 나온다.

다만, 지지율이 두 자리수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지지율 추이를 보아가며 승부수를 던지다가 '캐스팅 보트'로서 몸값이 최대치로 치솟을 즈음 단일화 논의의 장으로 들어올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 주자들은 안 대표를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윤석열 캠프 측은 안 대표와의 우호적 관계 설정에 방점을 두고 있고, 홍준표 예비후보는 "제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되면 안 대표와 세력 연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후보도 "제가 후보가 되면 바로 안 대표와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안 대표와의 단일화와 관련해선, 당내에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역할에도 시선이 쏠린다. 국민의힘 최종 후보 선출 이후 '김종인 선거대책위원회'가 꾸려질 경우 안 대표 껴안기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가시밭길이 되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안 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그 분들이 내 멘토라면, 내 멘토는 300명쯤 된다"고 김 전 위원장을 폄하했고, 김 전 위원장 역시 지난 재·보선 과정에서 "그 사람은 내가 보기에는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이라고 깎아내린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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