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에 자주 등장하는 생선이라면 단언컨대 꽁치다. 여느 횟집에 가더라도 손님상의 한자리를 차지하는 꽁치는 겨울철이 별미다. 이러한 이유는 꽁치는 계절에 따라 몸속의 지방 함유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꽁치의 지방은 여름에는 10%에서 겨울에 가까워지면 20%로 증가하는 특이성을 갖는다. 증가한 지방 성분으로 꽁치는 더욱더 기름지고 윤기가 나며 육질이 부드러워진다.
이렇듯 맛이 제대로 오른 꽁치를 바깥에 내걸어 자연 상태에서 냉동과 해동을 반복하면서 반건조시킨 생선이 과메기다. 과메기는 얼었다 녹았다는 반복하는 과정에서 수분이 증발해서 육질은 쫄깃한 동결 반건조 상태가 된다. 생선 내의 불포화지방산인 DHA와 오메가3 지방산, 핵산 또한 발효 농축되어 더 좋은 풍미를 만들어 낸다.
꽁치의 불포화지방산은 인체 내의 염증과 알레르기 유발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음으로 동물성 오메가3가 풍부한 과메기를 잘 챙겨 먹는 것은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 옛날 궁중에서도 과메기는 고단백 식품으로 자리매김했고 현재는 겨울철 포항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다.

과메기의 맛과 영양을 그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궁합이 맞는 식품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김이나 미역 등의 해조류와 마늘, 고추, 배추, 쪽파 등의 채소류를 곁들여 초장에 찍어 먹으면 감칠맛은 배가된다. 꽁치보다 고소하면서도 차진 맛의 과메기는 비린내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먹기 편하며 소화력이 떨어진 사람이나 노인들의 보양식으로 권할 만하니 올겨울의 시작은 과메기로 해보는 건 어떨까?
겨울을 대표하는 생선인 꽁치는 이렇듯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며 건조되는 과정을 거쳤다.그 과정을 통해 영양성분은 증가했고 소화력도 좋아져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정체성의 생선이 되었다. 밤에는 차가운 해풍 속에서 쪼여지는 건조의 아픔을 이겨냈고 낮에는 따뜻한 햇살 속에서 수분이 증발하면서 다양한 영양성분들이 농축되는 힘든 과정도 잘 견뎌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우리 사람들은 어떠한가? 뚜렷한 사계절의 변화는 예측이 가능한 변화이기 때문에 적응하고 순응하듯 지내오지만 예기치 못한 더위와 추위엔 한없이 나약하고 취약하다. 현재의 코로나 19 사태 또한 그런 맥락에서 보면 우리들에겐 예측 불가한 상황이었다.이러한 세상의 변화에 저마다 대처하는 방식은 속도나 정도 면에서 개인별로 많은 차이가 있었다.
세상의 변화에 발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한 사람은 꽁치보다 더 사랑받는 과메기가 되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꽁치보다 더 못한 상황으로 전락했다. 11월부터는 사회 곳곳에서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기대하며 벌써 축포를 터트리는 분위기다. 코로나 이전의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하며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예측 불가한 상황이다.
우리는 이미 코로나 19의 상황에서 많은 생활의 변화를 겪었고 깨달았다. 세상은 절대 우리가 예측한 대로 돌아가지 않으며 삶의 모든 면에서 변화의 사이클이 많이 짧아졌다는 점이다. 다시 예전의 우리들의 생활 패턴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알면서 예전의 상황을 그리워만 할 수 없다.
따라서 세상의 변화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위드 코로나가 가져올 우리의 삶을 예측하며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모진 해풍과 따뜻한 햇볕이 꽁치를 전혀 새로운 과메기로 변화시킨 요인이었던 것처럼 어떠한 위기도 기회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춰야한다.
해풍과 햇볕을 감내한 후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한 당신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노유진 푸드스토리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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