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 대구퀴어축제를 앞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퀴어축제를 개최하지 말자는 목소리도 높아지는 반면 축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성소수자 혐오'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오는 6일 오후 2시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대구 퀴어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최근 밝혔다.
대구퀴어문화축제는 대구 지역 성소수자의 자긍심 함양과 인권 향상을 위해 2009년부터 매년 대구에서 열리는 성소수자 축제로, 올해 13회를 맞이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12회 축제의 경우 온라인 랜선 축제로 열려 오프라인 축제는 2년 만에 열린다.
하지만 퀴어 축제 관련 집회 신고가 들어온 26일부터, 개최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져나가고 있다. 이들은 '수능을 앞두고 수험생들에 불안 조장'과 '확진자 급증에 대한 책임'을 반대 이유로 들며 퀴어축제가 열리는 관청과 경찰에 직접적으로 항의전화를 하거나 게시판에 퀴어축제 반대 게시물을 게재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이에 해당 부서는 항의전화로 업무에 차질이 생길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청 관계자는 "26일 이후 출근부터 퇴근 직전까지 전화가 울려 업무를 제대로 진행할 수 없을 지경"이라며 "방역문제 외 구청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씀드리지만, 축제를 취소해 달라고 대구 사람이 아닌 사람까지 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또한 중구청 게시판엔 1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취소를 요구하는 게시물만 총 400개 넘게 올라왔다. 26일 이전만 해도 많아야 하루에 한 개 게시물이 올라온 것과 비교할 때 단시간에 게시물이 쌓인 셈이다.
반대 단체들은 퀴어 축제에 대응하는 '맞불 집회'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퀴어축제가 열리는 같은 날, 비슷한 시각 한일극장 건너편에서 대구경북기독교청장년협의회가 주최하는 퀴어축제 반대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축제 개최 소식 직후, 일명 '좌표찍기'를 통해 퀴어축제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은 '성소수자 혐오'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에서 비가시화된 성소수자들이 퀴어 축제를 통해 사회의 한 구성원임을 보여주는 운동인데, 이마저도 막는 것은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혐오라는 것이다.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공동조직위원장은 "이번 대구퀴어축제의 가장 큰 목표는 성소수자 역시 평등한 시민으로서 권리를 획득하는 것이다"며 "(축제를 통해) 성소수자 역시 존재하고 이웃해서 살고 있는 시민임을 알리고, 성소수자들의 존엄한 삶을 위해 차별금지법 제정 등 여러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고 말했다.
방역 우려에 대해서도 주최 측은 방역 수칙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배 위원장은 "사전 참여신청 인원 중 코로나19 방역 지침 설문에 응답해야 행사장에 입장할 수 있고 의료부스를 설치해 현장에서 발열체크와 방역 지침 안내를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다. 또한 대구시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그룹별로 행진할 계획인데 그룹과 그룹 사이 경계를 강화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퀴어축제가 컬러풀 대구라는 정체성과 부합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창호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집행위원장은 "퀴어축제는 성소수자 축제에서 시작됐지만, 나와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님을 존중하는 축제라고도 볼 수 있다"며 "서로 다름을 존중하는 것이 대구 컬러풀 페스티벌의 기본 슬로건인 만큼 세계적 대구를 표방하는 대구에서 퀴어 축제가 열리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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