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주시 42대분 전기차 보조금 몰아준 업체 가보니…

전기차 충전소 '0'…사무실은 간판도 없이 야적장에
차고지는 멀고 42대분 수용 불가…지원금 신청 직전 영업 허가
市-업체 사전 결탁 의혹까지

건설자재 야적장 내 사무실 문에 스티커 크기의 렌터카 표시가 붙어 있다. 마경대 기자
건설자재 야적장 내 사무실 문에 스티커 크기의 렌터카 표시가 붙어 있다. 마경대 기자

경북 영주시가 전기차 보조금을 특정 업체에 몰아줬다는 의혹(매일신문 10월 29일자 10면 보도)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렌터카 업체의 사무실이 영주시내 외곽에 있는 건설 자재 야적장 내에 있어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더욱이 이 업체는 보조금을 신청하기 1주일 전에 영주시에 영업 허가를 얻은 것으로 확인돼 사전 결탁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3일 기자가 이 회사가 영주시에 제출한 사무실 주소(영주시 휴천동)를 찾아가니 사무실은 입간판도 없이 한 건설사 자재 야적장 내에 있었다. 간판이나 전화번호도 없었다. 사무실 출입문에 붙은 조그마한 크기의 업체 이름만 붙어 있어 찾지 못할 뻔 했다.

차고지는 영주시내 사설 주차장 972㎡중 106㎡를 임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42대의 전기차를 주차하기엔 턱 없이 부족했고 전기차 충전시설도 없었다. 사무실과 차고지와의 거리는 3㎞나 됐다.

영주시 관계자는 "렌터카 회사는 이 사무실을 1년간 임대 계약하고 건설사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사무실을 확인한 결과 캐비넷에 몇 개의 렌터카 서류가 있었다"고 밝혔다.

영주시내 한 사설 주차장에 렌터카 회사 팻말이 붙어 있다. 이곳은 전기차 충전소도 없다. 마경대 기자
영주시내 한 사설 주차장에 렌터카 회사 팻말이 붙어 있다. 이곳은 전기차 충전소도 없다. 마경대 기자

이 업체가 영주시에 제출한 법인 등기서류와 대리점 개설 날짜 등을 살핀 결과 이 회사는 지난 4월 경남 양산에 자동차 판매업과 임대업 신규 법인을 설립한 후 지난달 7일 영주시에 지점을 개설했다. 그후 지난달 13일부터 20일까지 아이오닉5와 EV6, 테슬라 M3, G80 등 42대의 전기차 보조금을 영주시에 신청했고 영주시는 이를 받아들여 지난달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에 걸쳐 42대(4억8천860만원)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확정했다.

시민들은 "시민 혈세로 경남에 있는 렌터카 회사에 차량을 무더기로 지원해 준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대도시의 경우에는 땅값이 비싸 영업장 사무실만 시내에 설치하고 차고지는 오히려 도시 외곽에 설치하는 데 이 경우는 오히려 반대다"고 결탁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영주시 관계자는 "업무 추진 과정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향후 처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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