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전날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을 두고 "2021년 5월 4일, 딱 6개월 전에 이미 예상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5월 작성된 기사를 공유하며 "그때 댓글을 보면 (내 예상을) 아무도 안 믿었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 대표가 공유한 기사에는 지난 5월 안 대표가 한국정치평론학회 초청 토론회 중 대선 출마 계획에 대한 질문에 "지금 대선에 대한 생각은 머릿속에 전혀 있지 않다"며 "지금은 야권 통합도 쉽지 않다. 마지막에 단일 후보를 뽑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발언 직후 당시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이 발언에 대해 "특유의 화법으로 대선 출마 선언을 했다"고 해석한 내용도 해당 기사에 언급됐다.

한편, 안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제1야당(국민의힘) 후보가 되는 분이 양보해준다면 충분히 압도적인 정권교체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안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홍준표 경선 후보와 지난 9월 초 만나 (야권) 분리 대선을 하지 않겠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그런 기억은 없다"면서도 이같이 답했다.
이어 '안철수로 단일화하는 것만 받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해줘야만 이번에 시대 교체가 가능하게 된다"고 답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중도 포기는 없을 거라는 의지 표명으로 읽힌다.
안 대표는 '대선 완주' 질문에 대해서도 "당선을 목표로 나왔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러 나왔다. 제가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겠다"며 "중도 중심의 정권 교체가 이뤄지는 것이 대한민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야권 표가 갈라질 경우 정권교체가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현재 양당에 강고한 지지층이 있지만, 중도에 있는 국민이 40∼50% 정도 된다. 1 지대라고 말할 정도로 굉장히 많은 분이 중도층에 있다"고 잘라 말했다.
안 대표가 대선 완주 의지를 굳히면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 선거 셈법이 한층 복잡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같은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단일화에 응할 생각이 없을 것"이라며 "대선 국면에서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최고위원은 "안 대표는 여하한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완주하고 자신의 정치적인 위상을 다시 세우겠다는 목표가 확고하리라고 본다"며 "그런 상황에서 함께 갈 수 있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안 대표의 대선 완주가 국민의힘에 큰 감표 요인으로 작동할 것이라며 "저 사람이 그저 몸값 높이고 협상력 높이려고 '소값이나 크게 쳐 받으려고 나왔구나'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절대 같이 갈 수가 없다"며 "(우리 측에서)'종로에 출마하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며 접근했다간 화를 키울 뿐만 아니라 대선국면에 결정적 패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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