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재명 "1호 공약 성장 회복…부동산 대개혁"

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연설
국민의힘보다 한 발 앞서 국정 아젠다 건드리며 '국민 속으로' 박차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등 악재 털어내기 위한 국면전환용 이벤트라는 지적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국가 대개조를 약속하며 초대형 공약들을 쏟아냈다.

이 후보는 이날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상상할 수 없는 대규모의 신속한 국가투자', '대대적인 부동산 대개혁',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 주택공급' 등 굵직한 국정과제들을 언급하며 아직은 치열한 당내 경선을 치르고 있는 제1야당 후보들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야당보다 먼저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는 만큼 이슈 선점 등 선발주자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이 후보가 이른바 '개업식 효과'를 통해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을 비롯해 각종 악재를 한꺼번에 털어내고, 수세였던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국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대형 공약들을 앞세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케이스포(KSPO)에서 열린 당 선대위 발대식에서 '성장'과 '부동산 개혁'을 핵심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후보는 "저의 1호 공약은 성장의 회복"이라며 "성장회복으로 기회총량을 늘려야 성별, 세대, 계층, 지역 간 갈등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상상할 수 없는 대규모의 신속한 국가투자에 나서겠다"며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어 제조업 중심 산업화의 길을 열었다면 이재명 정부는 탈탄소 시대를 질주하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에너지 고속도로'를 깔겠다"고 약속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먹고 살기 힘든 국민들이 가장 솔깃할 수 있는 개발·성장 이슈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보수정당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성장'을 제1공약으로 제시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것"이라며 "공허한 이념보다는 '제대로 먹고 살게 해 달라'는 국민적 염원에 충실한 출발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현 정부의 최대 실정(失政)인 부동산 정책의 대전환도 공언했다. 이 후보는 "부동산 위기를 대한민국 대전환의 기회로 삼겠다"며 "개발이익 완전국가환수제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이 부동산 대개혁의 적기"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이 후보는 "집권 후에는 최우선으로 '강력하고 대대적인 부동산 대개혁'에 나서겠다"며 "당정과 협의해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 대대적 공급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을 책임지고 바로잡겠다는 약속으로 현직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유권자들의 신뢰도 얻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 후보를 나중에 결정하는 정당이 경쟁주자 맞춤형 후보를 선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 먼저 대통령 후보를 결정한 정당은 국민들이 절실하게 원하는 이슈를 먼저 건드리고 국민들에게 다가서는 모습을 연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이 후보가 대선후보 자격으로 국가적 아젠다와 민생 이슈를 먼저 치고 나가는 형국"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이 후보와 민주당이 이번 대규모 선대위 출범식을 국면전환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많다.

여당 대선후보 확정 직후 불거진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의혹으로 이렇다 할 컨벤션효과를 거두지 못 한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당에선 선대위 출정식을 규모 있게 준비하고, 이 후보는 국민들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경제와 개발 이슈 중심의 연설을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 선대위에서도 '야당의 의혹제기에 해명을 반복하는 모습은 더 이상 안 된다'는 얘기가 있었을 것"이라며 "여당 대선후보가 던지는 이슈로 악재를 덮으려는 의도가 다분한 출범식이었다"고 평가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