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리 "공직자, 정치적 중립 엄정 준수해야"…전 공무원에 서한

"대선 앞 정치권에 개별기관 차원 자료 제공 안 돼"

김부겸 국무총리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는 3일 모든 중앙부처 공무원에게 서한을 보내 정치적 중립과 철저한 공직기강 확립을 지시했다.

김 총리는 이날 이메일로 보낸 서한문에서 "공직자는 국민의 공복이며,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며 "지금과 같이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기에는 공직자가 정치적 중립을 더욱 엄정하게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정부부처 합동으로 문재인 정부의 성과와 아쉬웠던 부분, 그리고 새롭게 추진이 필요한 과제를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정리하고 있다"며 "공식적인 경로를 제외하고 개별 기관 차원의 정치권에 대한 정책자료 작성과 제공은 원칙적으로 금지한다"고 밝혔다.

부처 합동 정책자료 작성은 지난 9월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해 결정된 사항이라고 김 총리는 설명했다.

김 총리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여성가족부의 '공약 개발' 지시 의혹이 불거진 것을 언급하며 "설사 오해가 있다 하더라도 민감한 시기에 논란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결코 적절한 행동이라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정부 부처와 공직자들이 유력 대선후보나 정당에 소위 '줄대기'를 하는 그릇된 행태가 발생한다면, 이는 국민의 신뢰와 믿음을 저버리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앞서 야권은 산자부와 여가부에서 더불어민주당 공약을 개발했다고 반발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내부적으로 차기 대선공약 관련 어젠다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산자부 박진규 1차관에 대해 "매우 부적절하다"라며 강하게 질책했다.

김 총리는 "정치권에도 이해와 협조를 구하겠다"며 "각 후보 진영에는 공약 개발을 위한 개별 기관 접촉이나 공직자에 대한 자료 요구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또 "지금 우리가 할 일은 내년도 예산안 및 시급한 입법 과제들의 국회 통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며 "지난 5년간의 노력이 의미있는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정치 일정에 흔들리지 말고 각자의 자리에서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고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