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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영사 가족, 주차 시비에 차로 한국인 치고 '면책특권'"

네덜란드 국기. 매일신문DB
네덜란드 국기. 매일신문DB

대한민국 주재 네덜란드 영사 가족 A씨가 주차를 하던 중 주민과 시비가 붙자 자신의 차로 위협,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3일 연합뉴스 보도와 경찰 등에 따르면 60대 남성인 A씨는 지난 1일 오후 1시쯤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하얏트호텔 인근 한 길가에서 한국인인 30대 남성 B씨를 차량으로 충격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A씨가 자신에게 욕설을 하면서 손가락으로도 모욕적 행위를 했으며, 특히 자신은 '면책특권'을 갖고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책특권은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 따라 외교관은 어떠한 형태의 체포·구금도 당할 수 없도록 한 것인데, 이게 가족에게도 적용된다.

신고가 접수돼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의 신분을 확인한 후 돌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당시 사건 상황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A씨가 차로 B씨를 치는 모습이 확인됐다.

B씨는 큰 부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만간 A씨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현재 네덜란드 대사관 측과 A씨에 대한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 주한 네덜란드 대사는 요안느 돌느왈드(또는 요안너 도르너바르트, Joanne Doornewaard)이다. 지난 2019년 11월 부임했다.

피터 레스쿠이에 전 주한 벨기에 대사와 그의 부인 쑤에치우 시앙. 아리랑TV 캡처
피터 레스쿠이에 전 주한 벨기에 대사와 그의 부인 쑤에치우 시앙. 아리랑TV 캡처

▶이 사건에 앞서 올해 또 다른 외교관 가족이 폭행 등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어 주목된다. 네덜란드 바로 옆 나라 벨기에 외교관 가족 사례이다.

올해 4월 당시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이며 중국 출신인 쑤에치우 시앙이 용산구 한남동 옷가게 직원을 폭행해 경찰 조사를 받았고, 이어 7월에도 한남동 한 공원에서 환경미화원과 다툼을 벌여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쑤에치우 시앙에 대해 벨기에 대사관은 대사 부인의 면책특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즉 한국에서 처벌이 불가하다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비난 여론이 커지자 결국 벨기에 정부는 쑤에치우 시앙의 남편인 레스쿠이에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 쑤에치우 시앙도 함께 벨기에로 돌아간 바 있는데, 출국 당시 언론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드는 모습이 포착돼 재차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쑤에치우 시앙의 경우 경찰 조사까지는 받았으나, 이후 검찰 기소 및 법원 판단 등의 과정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을 내세워 법적 처벌을 피한 바 있다. 당시 벨기에 대사관은 쑤에치우 시앙이 경찰 조사를 받은 것을 두고 면책특권을 일부 포기했다는 표현을 해 비난 받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네덜란드 영사 가족 A씨도 비슷한 수순을 밟을 지에 시선이 향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쑤에치우 시앙이 저지른 2건의 사건 및 이번 A씨 사건은 모두 각국 주한 대사 등 외교관들이 많이 사는 한남동 일대에서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곳에서는 대한민국 국민이 면책특권을 가진 외교관 및 그 가족에게 가령 폭행을 당하더라도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경찰에 요구하기 힘든 상황이 발생하기 쉽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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