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가운데, 제1야당을 이끌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안 대표에 대한 거부감을 여과 없이 표출하고 있어 야권이 분열된 상태로 결전을 치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더욱이 이 대표가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확정되면 전력보강 차원에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당의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모셔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어 상황이 더욱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3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안 대표를 향해 "그 사람은 내가 보기엔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 같아"라는 등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야권후보 단일화와 관련한 최종 결정권은 오는 5일 선출되는 당의 대선후보가 쥐겠지만, 당 대표와 당의 대선캠프 총괄선대위원장 후보가 구원(舊怨)을 풀지 못한 상대를 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대표는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권후보) 단일화는 전략 중 하나이지 선결 또는 필수불가결 조건이 아니다"라며 "안 대표는 독자적으로 출마를 선언했고, 따로 새로운 제안을 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나아가 이 대표는 이날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선 "대선 때 부화뇌동하고 (당과 안 대표 사이에서) 거간꾼 행세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역대급 해당 행위를 하는 것"이라며 "처음 나오는 순간 일벌백계로 처리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안 대표와의 야권후보 단일화 논의의 뿌리부터 걷어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야권분열은 필패'라는 당 안팎의 우려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선택을 받을 자신이 있다"고 자신의 의지를 접을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 국민의힘 대선후보 옆에 김 전 위원장이 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도 안 대표를 상대로 한 야권후보 단일화 성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25일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단연코 김 전 위원장이 선거에서 작전 지휘를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하며 김 전 위원장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었다.
당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과 안 대표는 지난 3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쟁과정에서 '토론도 제대로 못 하는 사람', '정신이 이상한 사람', '상왕' 등 날선 발언을 주고받았던 사이"라며 "이준석 대표에 김 전 위원장까지 합세하면 논의의 시작조차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당내에선 최대 5% 차이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대선에서 야권이 분열할 경우 보수진영의 염원인 정권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여야 대선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5%포인트 내외일 것이고 안 대표에 대한 지지세를 생각하면 안 대표를 지금부터 자극할 필요는 없다"며 "정권교체라는 가장 큰 목표부터 생각하고 대선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에선 최근 안 대표에 대한 이 대표의 날선 공격이 전략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안 대표의 몸값이 높아지기 전에 아예 주저앉히는 악역을 맡고, 여의치 않으면 당의 대선후보가 안 대표에게 손을 내미는 강온양면 전략을 위해 역할분담을 한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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