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넷플릭스 부사장, '망 사용료' 입장 번복… "오징어게임 수익은 보상 논의"

의원들, 망사용료 법제화 추진 통보…부처 차관 면담 성사 불투명

딘 가필드 넷플릭스 공공정책 부사장이 3일 오전 국회 과방위원장실에서 이원욱 위원장과 만나
딘 가필드 넷플릭스 공공정책 부사장이 3일 오전 국회 과방위원장실에서 이원욱 위원장과 만나 '망사용료'와 문제와 콘텐츠 상생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을 방문 중인 딘 가필드 넷플릭스 공공정책 부사장이 3일 국회의원들과 만나 망 사용료 문제에 대한 기존 입장만을 재확인했다.

의원들은 망 사용료 의무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일부 의원은 넷플릭스의 입장을 문제 삼아 면담을 취소했다. 넷플릭스 측이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 관련 부처 차관들과의 면담은 성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만 넷플릭스는 역대 최고 흥행을 기록한 '오징어게임'에 대해선 추가적 보상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 넷플릭스 기존입장 되풀이

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가필드 부사장은 이날 "망 사용료의 '공정한 책정과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며 "사용료 분쟁에 대해 '기술적 협력 등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망 사용료는 유튜브·넷플릭스 같은 콘텐츠 제공 사업자(CP)가 SK텔레콤 등 통신 사업자(ISP)가 만든 인터넷망을 이용한 대가로 내는 요금이다.

앞서 김의원은 대형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발의하며 망 사용료 이슈가 본격적으로 점화됐다. 현재 넷플릭스는 KT와 LG와는 망 사용료 협약을 맺은 상태지만 SK와 관련해서는 소송을 진행 중이다.

가필드 부사장은 망 사용료에 대해 "SK브로드밴드와 소송 중이지만 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고 기술적 협력 등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의 법안을 두고는 "법안이 최신 기술의 도입을 저해하지 않아야 한다"며 "공정한 망 사용료 책정과 거둬들인 망 사용료의 공정한 사용에 대해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징어게임'의 흥행에도 불구하고 제작사가 전체 수익의 10%만 가져가는 문제에 대해선 "제작사와 추가적인 보상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넷플릭스가 한국의 우수한 콘텐츠 기획·제작 역량과 다양한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전파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넷플릭스 측에 전했다.

다만 "대한민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조세회피와 망 사용료 지급 거부 등 시장에 대한 기본적 책무를 다하지 않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개선을 주문했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한국 시장과 국민에 대한 존중 차원에서 기업의 책무를 다해달라고 넷플릭스 측에 당부했으며, 망 사용 대가와 관련한 입법안을 정기국회 내에 통과시킬 계획도 설명했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공공정책 부사장이 3일 오전 국회 과방위원장실에서 이원욱 위원장과 만나
딘 가필드 넷플릭스 공공정책 부사장이 3일 오전 국회 과방위원장실에서 이원욱 위원장과 만나 '망사용료'와 문제와 콘텐츠 상생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회 과방위원장 "역차별 문제 제기"

이에 앞서 가필드 부사장과 만난 이원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도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 국내 사업자에게는 역차별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넷플릭스가 하겠다는 '기술적 조치'에 대해선 "망 사용료 이슈 이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미디어 콘텐츠 상생 협력을 위해 모든 구성원의 동반성장이 필요하므로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 조성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넷플릭스와 같은 거대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이 우선적으로 공정경쟁과 이용자 보호를 실현하기 위한 상생 협력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딘 가필드 부사장과의 면담을 취소했다. 조 의원은 "넷플릭스 측 요청으로 면담을 계획했으나 넷플릭스가 현안에 대해 진지하고 개방적 태도로 논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만남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도 과방위 여당 간사로서 글로벌 플랫폼이 국내에서 규모에 걸맞은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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