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가에게 사랑은 영감의 원천이다. 연인을 향한 사랑의 감정은 창작의 충동으로 이어지곤 한다. 베토벤도 그랬다. 그는 늘 누군가와 사랑에 빠져 있었다. 숱한 여성과 염문을 뿌렸고 정열을 바쳤던 연인도 여럿 있었다. 베토벤에게 호감을 가졌던 여성도 없지 않았지만 결정적인 순간 베토벤을 저버렸다.
이유는 다양하다. 베토벤은 귀족 출신이 아니었다. 그러나 사랑하는 여자는 귀족 여성, 열 살 이상 차이나는 어린 여성, 남의 부인 등 상황과 격이 맞지 않는 여자였다. 몇몇 여성은 베토벤의 특별한(?) 매력과 천재적인 음악에 매료돼 결혼하고 싶어했지만, 여자 부모의 극렬한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베토벤 타계 후 유품 속에서 연애편지 3통이 나왔다. 수신인은 '불멸의 여인'으로 알 수 없는 연인에게 보내기 위해 쓴 것이다. 영화 '불멸의 연인'은 이 편지를 토대로 그 연인이 누구인지 찾아가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베토벤이 남긴 편지라는 사실을 기반으로 했지만, 나머지는 허구다. 그럼 베토벤이 사랑한 '불멸의 연인'은 누구였을까.
먼저 피아노 소나타 제14번 '월광'을 바친 줄리에타가 떠오른다. 줄리에타는 베토벤에게 피아노를 배웠던 제자이자 한때 결혼까지 생각했던 여인이다. 하지만 재산도 계급도 시원찮고 심지어 귀까지 먼 남자와의 결혼을 줄리에타의 아버지가 결사적으로 반대해 둘의 관계는 깨진다.
다음은 '엘리제를 위하여'의 주인공인 테레제. 부잣집 딸이자 미인이었고 성격 또한 명랑했던 테레제는 베토벤에게 피아노를 배웠으며 한때 결혼까지 생각했다. 베토벤은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틈만 나면 그의 집에 찾아가고 열렬한 사랑의 편지를 썼다. 그러나 18살의 테레제와 40살이나 된 못생긴 음악가의 결혼은 이뤄지지 않았다.
베토벤은 '안토니 브렌타노'도 사랑했다. 빈 상류사회 출신으로 나이 많은 귀족과 결혼했지만, 예민한 성격의 브렌타노는 결혼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친정집에 머물렀는데, 거기서 베토벤을 만난다. 베토벤은 자주 브렌타노의 집에 들러 음악을 연주했고 차츰 사랑에 빠지게 된다. 베토벤은 브렌타노를 위해 가곡 '연인에게로'를 비롯해 몇 곡을 작곡해 헌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브렌타노는 몇 년의 빈 생활을 마치고 남편을 따라 독일로 돌아가버린다.
베토벤은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랑의 감정을 음악으로 승화시켰다. 사랑의 상처가 거듭되면서 오로지 음악에만 마음을 열고 자신의 모든 열정과 사랑을 쏟아 부었던 것이다. 그의 불후의 명작들은 그렇게 탄생하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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