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궤변, 기억 없음, 공약 막 던지기로 대장동 흐리는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전 경기도 정책실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이 진행된 당일 유 전 본부장과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정 부실장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엄중한 상황에서 사법 당국이 범죄와 전혀 관련이 없는 개인에 대한 수사 내용을 언론에 흘려 흠집을 내려는 행태에 대해 강력 경고한다"고 말했다. 어이가 없다.

'대장동 게이트'는 부동산업자들이 천문학적 개발 이익을 얻는 데 공공이 적극 가담한 혐의를 받는 사건이다. 공적 권한을 이용해 민간 업자들에게 엄청난 이익을 안겨주고, 그 대가로 사적 이익을 챙긴 것 아니냐는 것이 의혹의 본질이다. 지금까지 수사 결과를 보면 사건 핵심에는 유 전 본부장과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 남욱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등이 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것은 아니지만, 이 후보와 그의 측근인 정 부실장 역시 관여했을 것이라는 강한 의심을 받고 있다. 그런 입장에 있는 사람이 '대통령 선거' 운운하며 검찰에 경고를 날린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달 20일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유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 당시에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론에 보도된 적 없는 사실을) '누구한테 들었느냐?'는 질문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유 씨를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에 임명한 것과 관련해서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불리하면 '기억 안 난다'며 말을 피하거나 본질을 왜곡하고, 불리한 사실이 공개되면 '대선' 운운하며 검찰에 경고를 날리는 사람들이 여당 대통령 후보이고, 후보의 최측근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와 관련한 의혹을 깨끗하게 밝히려고 노력하는 것이 정치 지도자의 책임 있는 자세일 것이다. 하지만 이 후보 측은 경고, 궤변, 기억 안 남, 공약 막 던지기로 '대장동 흐리기'에 급급한다. 이런 사람들이 정권을 잡는다면 나라가 어디로 가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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