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풍‧억새‧야경…‘가을 색’ 짙게 물든 천년고도 경주

천년고도 경주의 가을이 절정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경주의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관광지를 추천한다.

경주시 서면 도리 은행나무 숲. 경주시 제공
경주시 서면 도리 은행나무 숲. 경주시 제공

▶나를 찾아 떠나는 풍경 '서면 도리마을 은행나무 숲'

경주 도심에서 다소 떨어진 곳이지만 최근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며 이국적 풍경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이곳의 매력은 하늘과 닿을 듯한 키 큰 은행나무 아래 소복하게 떨어진 노란 은행나무 잎이다. 여기에선 아무렇게나 사진을 찍어도 '인생사진'이 된다. 이번 주부터 다음 주까지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경주 운곡서원 은행나무. 경주시 제공
경주 운곡서원 은행나무. 경주시 제공

▶360년 아름드리 고목의 자태 '운곡서원 은행나무'

강동면 왕신리 운곡서원은 1784년 안동 권씨 시조인 권행의 공적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된 곳이다. 이곳 서원엔 360년 수령의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압도적인 자태를 자랑하며 서 있다.

좀처럼 볼 수 없는 큰 은행나무의 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이 장관이다. 평상시엔 조용하게 산책하기 좋은 장소지만, 단풍이 절정을 이룰 때면 전국에서 사진작가들이 몰려들며 셔터 소리가 끊임 없이 이어진다.

통일전 은행나무길. 경주시 제공
통일전 은행나무길. 경주시 제공

▶황금빛 거리를 걷는다 '통일전 은행나무길'

경주 도심에서 불국사로 가다 보면, 황금들판 사이에 통일전으로 가는 길이 나있다. 직선으로 길게 뻗은 이 길을 따라 줄지어 서 있는 노란 은행나무 덕에, 이 길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은행나무 가로수길로 자리 잡았다.

가을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이 길은 차에서 내려 흩날리는 은행잎을 맞으며 걸어야 제 맛이다. 길 끝에 위치한 삼국통일의 정기가 서린 통일전도 꼭 들러보길 추천한다.

보문관광단지 사랑공원 핑크뮬리. 경주시 제공
보문관광단지 사랑공원 핑크뮬리. 경주시 제공

▶아름다운 분홍빛 '보문 사랑공원'과 '동부사적지 핑크뮬리 단지'

동부사적지 첨성대 인근의 핑크뮬리 단지는 매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4천170㎡에 이르는 넓은 공간 곳곳에 다양한 포토존이 있어,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에 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한적함 속에서 핑크뮬리를 즐길 수 있는 장소는 보문관광단지에 있는 사랑공원이다. 보문콜로세움 인근에 있는 이 소공원은 사랑공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하트 모양 포토존과 경관 조명이 설치돼 있다. 보문호를 따라 이어져 있는 '보문호반길'도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 제격이다.

경상북도 산림환경연구원 산책길. 경주시 제공
경상북도 산림환경연구원 산책길. 경주시 제공

▶나무가 부르는 가을 노래 '산림환경연구원'

통일전 은행나무길 인근에 있는 산림환경연구원은 사계절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산책 명소다. 특히 가을이 되면 울긋불긋 형형색색으로 물든 다양한 나무 군락사이로 진한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걷기도 좋고 혼자 고즈넉하게 즐기기에도 좋다.

도로 옆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통일전 쪽으로 가다보면 정강왕릉과 헌강왕릉 인근 한적한 산길로 이어지는 힐링코스도 있다.

계림 숲. 경주시 제공
계림 숲. 경주시 제공

▶신화가 깃든 전설의 숲, '계림 숲'

월성 옆 계림 숲은 김씨 시조인 김알지의 신화가 깃든 전설의 숲이다.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느티나무와 고목들이 울창하게 우거져 빽빽한 단풍이 화려한 색을 뽐낸다. 계림 숲 속 오솔길을 따라가다 보면 교촌마을과 웅장한 월정교도 만날 수 있다.

무장봉 억새길. 경주시 제공
무장봉 억새길. 경주시 제공

▶은빛 억새 물결 출렁이는 '무장봉 억새길'

동대봉산 무장봉(해발 624m)은 신라시대 삼국통일의 초석을 다진 태종 무열왕이 투구와 무기를 감췄다는 설화로 유명한 곳이다. 매년 가을이면 무장사지 유적지와 억새군락지를 감상하려는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길이 험하지 않아 온 가족이 편안한 마음으로 즐겁게 산행하기에 제격이다.

억새군락지는 145만㎡(44만평) 규모로, 은빛 억새가 춤을 추듯 한 폭의 장관을 이룬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억새군락 너머 푸른 동해 바다와 함월산의 풍광 또한 절로 감탄사를 쏟아내게 한다.

경주
경주 '왕의 길' 용연폭포. 경주시 제공

▶왕의 길을 따라 만나는 가을 병풍 '추령재'

'왕의 길'은 신문왕이 동해바다에 잠든 문무대왕을 찾아가던 길이다. 경주에서 감포로 넘어가는 옛길을 따라 가다 추령재 터널 넘어가기 전에 추원마을로 빠지는 곳이 왕의 길 시작점이다.

경사가 높아서 말이 넘어졌다는 '말구부리', 신문왕이 잠시 쉬었다 세수를 하고 간 '세수방', 용이 승천하고 생겼다는 '용연폭포' 등 설화와 이야기로 가득한 길이다.

천년고찰 기림사까지 이어지는 길은 그저 흔한 등산코스가 아닌 천년 신라 역사가 숨 쉬는 현장이다. 특히 추령재를 자동차로 넘는다면 반드시 서행하자. 차창 밖에 병풍처럼 늘어선 추령재의 가을 풍경을 놓치지 말고 눈에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경주 양남 주상절리. 경주시 제공
경주 양남 주상절리. 경주시 제공

▶파도소리 가득한 '양남 주상절리'

천연기념물 제536호인 경주 양남 주상절리는 읍천항과 하서항 사이 해안을 따라 약 1.5㎞ 구간에 형성돼 있다. 조망공원에 우뚝 솟은 전망대에 오르면 자연이 연출한 조각품이라 일컬어지는 천혜의 비경, 주상절리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꽃봉오리 모양, 위로 솟은 모양 등 다양한 주상절리를 감상할 수 있는데, 이 가운데 수평으로 넓게 퍼진 부채꼴 모양 절리가 압권이다.

주상절리를 가까이서 감상하며 걷는 1.7㎞ 길이의 '파도소리길'도 여유로운 가을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동궁과 월지 야경. 경주시 제공
동궁과 월지 야경. 경주시 제공

▶경주 야경의 필수 코스 '동궁과 월지'

경주의 가을밤도 빼놓을 수 없다. 그 중 최고는 동궁과 월지(옛 안압지)의 야경. 이곳을 보지 않고는 경주를 여행했다고 말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경주 관광의 필수코스가 된 동궁과 월지는 어둠이 짙어질수록 누각과 연못, 숲이 불빛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자태를 뽐낸다.

월정교 야경. 경주시 제공
월정교 야경. 경주시 제공

▶낮보다 아름다운 경주의 밤 '월정교'

첨성대를 지나 계림숲길을 걷다보면 골목마다 돌담이 멋스럽게 이어진 고가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교촌마을로 들어서고, 마을을 조금 더 걷다 보면 웅장하고 화려한 야경을 뽐내는 월정교를 만난다. 고대 신라 교량 건축기술의 백미로, 교각 자체도 멋스럽지만 양쪽 끝 문루의 위엄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월정교는 동궁과 월지와 함께 경주의 핫한 야경명소로 자리 잡았다. 월정교에 오르면 교촌 한옥마을의 고즈넉한 야경이 은은하게 켜놓은 촛불처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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