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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품귀 현상 '점입가경'…배송대란 우려 해외 직구↑

중국 수출 제한에 10ℓ당 1만원이던 요소수 지금은 10만원↑
사태 장기화 땐 타격 불가피…디젤車 운전자 해외 직구 나서
TF 꾸린 정부…"종합 대응체계 구축"

3일 오전 대구 북구의 한 주유소에
3일 오전 대구 북구의 한 주유소에 '요소수 매진'이라는 안내문구가 붙어 있다. 매일신문DB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 현상이 계속되면서 디젤(경유)차를 사용하는 화물·택배업계에 '배송 대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부 디젤 승용차 운전자들도 '해외 직구'로 요소수 비축에 나서는 등 상황이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요소수는 디젤 엔진에서 나오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분리해주는 성분으로, 트럭 등에 의무 장착하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들어가는 필수 품목이다. 지난달 15일 중국이 요소수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하면서부터 국내 요소수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요소수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커 더욱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월 국내 요소 수입 물량의 97%는 중국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기존 10ℓ당 1만원 안팎에 거래되던 요소수 가격이 최근 10배 이상 폭등한 상황이다.

현재 유통업계와 택배업계는 소형택배차 배송의 경우 당장은 버틸 수 있는 상황이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의 택배 차량은 대부분 소형이어서 일단 요소수를 보충하면 한두 달 정도 운행이 가능한데다 요소수가 필요한 SCR이 의무화되기 이전인 2015년 등록 차량이 많기 때문이다.

택배사 관계자는 "당장 배송에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사태가 장기화하면 허브 터미널과 서브 터미널 간 운행하는 간선 택배 차량부터 영향을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소 유통 등과 관련해선 요소수 품귀에 따른 간접 영향이 일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부 납품처에서 채소 물류비가 10∼15% 정도 오른 상태"라면서 "한 달 정도는 여유가 있지만, 그 이상 사태가 길어지면 채소 공급 물류 상황이 어려워지고 소비가 가격에도 반영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일부 디젤 승용차 운전자들은 요소수 해외 직구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픈마켓에서는 해외 직구로 요소수를 판매하는 판매자가 늘었다.

10ℓ당 호가가 10만원선까지 치솟은 중고 거래 사이트 등과 달리, 아직 오픈마켓 사이트에서는 이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 대행 방식으로 중국에서 직접 배송하는 요소수 상품들을 찾아볼 수 있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1인당 3통으로 구입 수량을 제한하면서 배송 기간은 한 달 정도 소요된다"며 "요소수 판매자의 상당수가 해외 판매자라 아직 가격을 크게 올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매자 대부분은 디젤 승용차 운전자들로 보인다. 화물차보다 보충 주기가 긴 만큼 배송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구매 가능한 요소수를 일단 확보해 놓으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청와대 내 비서관실이 공동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 팀을 만들어 급한 불끄기에 나섰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5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대응체계와 동일한 경제·외교가 종합된 대응체계를 구축해 국내 산업계·물류업계 등과의 협력체계, 중국 등 요소 생산국과의 외교협의 등 다양한 채널의 종합적인 활용을 기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중국발 요소수 수급 비상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산업용 요소 또는 요소수를 차량용 요소수로 제조해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기환경과 국민건강 영향에 관한 검토를 거쳐 11월 셋째 주 초에 그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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