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늘의 역사] 1947년 11월 9일 서정주시인 ‘국화 옆에서’ 발표

박상철 일러스트레이터

국화 옆에서 - 서정주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박상철 일러스트레이터 estligh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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