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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반침하 심각’ 포항 득량지구 공사 "일부 중지하라"

포항시 주변 일대 2차 변형 사실 현장 확인
보강 조치 등 보고 행정명령…"주민들 안전 우선 담보 판단 지하수 위계 등 자료도 첨부"
주민 "市가 나서라" 목소리

경북 포항시 북구 양학동 득량지구 재건축 공사 현장. 지난해 11월 첫 공사를 시작한 후 주변 일대에 지반침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매일신문DB
경북 포항시 북구 양학동 득량지구 재건축 공사 현장. 지난해 11월 첫 공사를 시작한 후 주변 일대에 지반침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매일신문DB

포항 득량지구(북구 양학동) '신원아침도시 퀘렌시아' 재건축 공사현장 주변 일대 지반침하 문제(매일신문 지난 3일자 9면 등)와 관련해 포항시가 대책 마련까지 공사 일부를 중지토록 명령했다.

포항시는 지난 4일 지반침하에 관한 득량지구 현장 실사를 펼쳤으며 해당 조사에서 주변 도로 등의 2차 변형 사실을 확인했다.

현장에서 포항시는 대책 마련에 대한 구두 명령을 시공사인 신원종합개발㈜에 전달하고, 곧바로 ▷일부 공사구간 작업 중단 ▷현재까지 피해상황 ▷관련 보강 조치 내용 ▷지반침하 계측 진행 결과 ▷향후 대책 방안 등을 보고토록 행정명령 공문을 발송했다.

김남진 포항시 도시해양국장은 "거듭된 보강공사에도 주변의 변형이 계속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의 안전이 우선 담보돼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지반침하가 극심한 지역과 맞닿은 구간의 공사를 우선 중지하고 새로운 보강 대책을 끝마친 후 재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시공사 등이 시행한 지반침하 상황 계측기 조사결과를 포항시가 가지고 있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지하수 위계·균열 측정계 등의 조사 자료를 첨부하라고 시공사와 감리사에게 지시했으며 수시로 관련 내용을 보고받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포항 득량지구 재건축 공사현장과 인근 연립주택이 맞닿은 골목길의 아스팔트가 30cm가량 크게 내려앉아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곳은 올해 초 보강공사가 벌어졌지만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매일신문DB
포항 득량지구 재건축 공사현장과 인근 연립주택이 맞닿은 골목길의 아스팔트가 30cm가량 크게 내려앉아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곳은 올해 초 보강공사가 벌어졌지만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매일신문DB

포항시의 이번 조치에 대해 주민들은 대체로 반기면서도 앞선 조치와 마찬가지로 또 다시 땜질식에 가까운 미봉책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특히 시공사와 포항시 모두 기초공사가 마무리되면 현재 진행 중인 지반침하가 안정화될 것이란 입장을 보이고 있어 불만이 적지 않다.

포항시 북구 양학동의 주민 A(44) 씨는 "과거 시공사의 주장대로 1차 보강공사가 이뤄졌음에도 해결 조짐은커녕 피해만 더욱 커졌다. 내년 3월까지 기초공사가 진행되는데 지반침하가 계속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어디 있나"면서 "시공사에만 맡기지 말고 포항시가 직접 나서 지질조사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포항 득량지구 재건축 사업은 기존 득량주공아파트(1978년 준공·570가구)를 허물고 지하 2층~지상 23층 6개 동 아파트단지(659가구)를 신축하는 사업이다. 시공사는 신원종합개발㈜가 맡고 있다.

해당 지역은 지난해 말부터 터파기 공사가 진행되자 주변 일대 지반 침하 현상이 발견됐다. 지난 4월쯤 시공사 자체 안전진단 및 1차 보강공사가 실시됐으나 같은 현상이 반복되며 민원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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