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적폐청산 칼잡이'서 '정치인' 변신…윤석열은 누구?

서울대 법대 시절 모의재판서 전두환 무기징역 선고로 유명
사시 9수, 대구서 늦깎이 검사 시작… 좌천→파격승진 굴곡진 검사 인생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않는다"…박근혜 정부 때 수사 외압 폭로
윤·추 갈등으로 現정권과 대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단상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단상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제1야당 국민의힘 대선 후보 자리에 오르면서 '칼잡이'에서 '정치인'으로 완벽 변신에 성공했다. '0선 정치신인'으로서 정치입문 4개월여 만에 이뤄낸 결과로, 한국 정치사에 또 하나의 이변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후보는 서울 토박이다. 1960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모두 교수인 학자 집안의 1남 1녀 중 첫째로 태어났다.

윤 후보는 유년 시절 경제학자의 꿈을 꾸기도 했으나 실용적인 학문을 공부했으면 좋겠다는 아버지 뜻을 따라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다.

5·18 민주화운동 직전 서울대 학생회관에서 열린 교내 모의재판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뒤 외가가 있던 강원도 강릉으로 3개월 동안 피신한 일은 유명한 일화다.

대학을 졸업하고 '9수'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윤 후보는 3년 뒤 대구지검에서 검사로 첫발을 내디뎠다. 초임 검사때부터 보수의 심장 대구와 연을 맺은 것.

늦깎이 검사 생활을 시작했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조직 적응은 무난했다고 한다.

윤 후보는 노무현 정부 들어 굵직한 특수 사건에 투입되며 '칼잡이'로서 명성을 쌓았다.

2002년에는 잠시 검찰을 떠나 대형 로펌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사 체질을 버리지 못한 그는 1년 만에 "검찰청 짜장면 냄새가 그립다"며 친정으로 복귀한 뒤부터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003년 SK 분식회계 사건과 불법 대선자금 사건을 시작으로 현대차그룹 비리 사건,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삼성그룹 비자금 사건, BBK 특검, 부산저축은행 사건, 국정원 댓글 사건 등을 맡았다.

특유의 수사 스타일로 이명재·정상명 전 검찰총장 등 까마득한 선배들의 총애를 받아 대형 사건 수사마다 차출됐고, 대검 중수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요직도 두루 거쳤다.

5일 서울시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됐다. 사진은 대학 시절 모습. 연합뉴스
5일 서울시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됐다. 사진은 대학 시절 모습. 연합뉴스

2013년에는 윤 후보의 운명을 뒤바꿔놓은 사건이 벌어졌다.

윤 후보가 일약 스타덤에 오른 것은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권과 검찰 윗선의 수사 외압을 폭로하면서다.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내지른 국정감사장의 작심 발언은 두고두고 회자됐다.

정권에 밉보여 대구고검 평검사로 좌천되는 등 4년여간 유배지를 떠돌았으나 부당한 압력에 굴하지 않는 '강골 검사' 이미지를 대중에 각인시켰다.

하지만 윤 후보는 2016년 탄핵 정국을 맞아 최순실 특검 수사팀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소위 '촛불 혁명'의 공신으로 서울중앙지검장에 파격 발탁됐고, '적폐 청산' 수사와 공소 유지를 진두지휘하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중형을 끌어냈다.

5일 서울시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됐다. 사진은 초등학교 때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촬영한 모습. 연합뉴스
5일 서울시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됐다. 사진은 초등학교 때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촬영한 모습. 연합뉴스
5일 서울시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됐다. 초등학교 때 스케이트 타는 모습. 연합뉴스
5일 서울시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됐다. 초등학교 때 스케이트 타는 모습. 연합뉴스
5일 서울시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됐다. 사진은 유년 시절 윤석열. 연합뉴스
5일 서울시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됐다. 사진은 유년 시절 윤석열. 연합뉴스

조국 사태는 '정치인 윤석열'을 등장하게 한 변곡점이었다.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은 윤 후보를 차기 검찰총장으로 임명했다. 문재인 정부는 윤 후보가 '검찰 개혁'의 주역으로 활약해줄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밀어붙이다 청와대와 여권에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됐다.

조 전 장관 후임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추·윤 갈등'에 중대범죄수사청 설립을 시도하는 여권과의 충돌이 겹치며 현 정권과의 불화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달았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가 임명한 검찰총장을 야당이 옹호하고 여당이 반발하는 보기 드문 광경도 연출됐다.

윤 후보는 지난 3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며 임기를 넉 달여 남기고 검찰총장직을 전격 사퇴했다.

한편 윤 후보는 52세에 12살 연하인 김건희 씨와 결혼했다. 슬하에 자녀는 없으며 반려견 4마리와 반려묘 3마리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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