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尹 대선후보 된 날, 보수 텃밭 대구 찾아와 '맞불' 놓은 이재명

텃밭 민심에 맞불 놓으며 '컨벤션 효과' 차단 의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5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5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국민의힘의 최종 대선후보로 윤석열 후보가 선출된 5일 '보수 텃밭' 대구경북(TK)으로 달려왔다.

여당 대선후보가 제1야당의 대선 후보 선출 당일에 맞춰서, 그것도 선대위 구성 이후 첫 지역 방문지로 보수정당 핵심 지지층이 있는 TK를 선택한 것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국민의힘의 텃밭 민심에 맞불을 놓으며 후보 선출의 '컨벤션 효과'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날 대구를 찾은 이 후보는 지역 청년 노동자 백명수(26) 씨와 점심식사를 함께한 뒤 경북대에서 강연을 했고, 이어 서문시장을 찾아 소상공인들을 만났다. 백 씨는 지난번 이 후보의 대구 방문 당시 전태일 열사 생가에서 '나도 대통령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손팻말을 들고 찾아와 이 후보를 만났었다. 이날 오찬도 이 후보 측 요청으로 이뤄졌다.

대학 비진학 청년 노동자와 대학생, 소상공인 만남까지 이어진 이날 일정표를 볼 때 이 후보의 공략 포인트가 읽힌다는 평가다.

이 후보는 경북대 강연에서 "경쟁이 아니고 전쟁이 됐고, 친구가 적이 돼버렸다. 마치 오징어게임 편짜기처럼 상대가 죽어야 우리가 사는 모습이 됐다"며 "저성장의 원인은 양극화와 불공정에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면 더 나은 세상은 언제든 가능하고, 그게 바로 정치"라고 했다.

청년들의 어려움에 공감하면서 스스로 이를 해결할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5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5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이 후보는 경북대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 선출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후보가 되신 걸 축하드리고, 정쟁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국민 삶을 더 낫게 만들지 선의의 경쟁, 잘하기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고 일단 덕담을 건넸다.

경북 안동 출신인 이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가 강한 고향 민심에 관해서는 "대구경북이 제 출생지, 또 어릴 때 살았던 고향이어서 (저를) 지지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정치적 편향이 아니라 진짜로 삶을 개선하고 실적을 낼 게 누구인지를 판단하면 저에 대한 지지가 상당정도 있으리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문시장을 찾은 이 후보는 "안동 산골짜기에서 대구를 와서 엄청나게 발전하고 화려한 도시라고 느낀 기억이 있다. 세월이 지나보니 그때에서 앞으로 나아가기보다 오히려 뒤로 물러났다. 제가 태를 묻었고, 육신을 묻을 곳이기도 한데 앞으로 대구 경제가 개선되길 바란다"고 발언, 고향에 대한 애정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5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5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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