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힘 대선후보 윤석열…결정적 한방 '文정권 대항마' 이미지

조국 사태·추-윤 갈등 겪으며 '反문재인 구심점' 이미지 선점
'무야홍' 민심 거센바람도 꺾어…투표 참여 당원들 마음 움직여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에 선출된 윤석열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당 점퍼를 입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에 선출된 윤석열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당 점퍼를 입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5일 문재인 정부 심판과 정권교체의 적임자로 윤석열 후보를 택했다. 대개 윤 후보가 승리한 원동력으로 '당심(黨心)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것을 꼽지만 정치권에서는 '윤석열에 기대하는 보수 야권의 바람' 다시 말해 '반문재인 정서'가 거세게 불면서 당심이 민심을 이기는 결과를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이날 국민의힘 대선 후보 본경선 개표 결과 그간 여론조사로 나타난 '당심은 윤석열, 민심은 홍준표 우세'가 재확인 됐다. 다만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구을)은 5%포인트(p) 내외 승리한 기존 여론조사와 달리 48.2075%(17만5천267표)를 얻으며 윤석열 후보(37.9375%, 13만7천929표)를 두 자릿수 격차로 크게 앞섰다. 민심에서는 '무야홍'(무조건 야권후보는 홍준표) 바람이 상당히 거셌던 셈이다.

그런데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당심에서는 10~15% 사이의 안정적 승리를 점쳤던 윤 후보가 당원투표에서 10만표 가까이 앞서면서 '바람이 넘어서기에는 너무 거대한 조직몰이'였다는 평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홍 의원을 비롯해 다른 예비후보 3인에 대한 관심이나 지지와 상관없는 '반문 정서'가 만든 결과"라면서 "윤 후보 개인 역량이라기 보다는 최근 1~2년 사이에 조국 사태, 추윤 갈등 등을 겪으면서 윤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과 맞서 싸울 대항마' 이미지를 선점했다. 이런 점이 국민의힘 지지층 특히 이번 투표에 참여한 책임당원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인사는 윤 후보 지지율에 변곡점으로 작용한 시점을 이 같은 해석의 근거로 든다.

윤 후보는 지난해 1월 현직 검찰총장 임에도 처음으로 차기 대통령감을 묻는 여론조사에 등장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지휘한데 따른 결과였다.

그리고 같은 해 6월 윤 후보 지지율에 반등이 일어났다. 당시 윤 후보는 보수야권을 통틀어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는데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 등 정부여당과 윤 후보의 갈등이 심화하던 때였다.

이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 후보가 문재인 정권을 향해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면서 여론은 또 한 번 출렁였다. 그리고 검사징계위원회의 '윤석열 직무정지' 국면이 벌어진 12월 윤 후보는 '대세론'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러한 해석에 당원들과 가장 가까이서 호흡하는 국회의원들도 동의를 표한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홍 의원이 26년 간 당에 몸담으며 당 대표 두 번, 대선 후보 한 번을 했지만 당심을 잡지 못해서 졌다"면서 "홍 후보가 2030 세대에게 강한 지지를 받았을 지는 모르겠으나 윤 후보가 '문재인정부 검찰총장'에서 정권교체 아이콘으로 떠오를 동안 조용히 있었던 것이 책임당원들이 민심을 따르기보다는 더 적합한 후보로 윤석열을 택하게 만든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시장 선점 효과'라는 것이 있다"면서 "라면 업계 지각변동을 일으켰던 '우지 파동' 같은 것이 벌어지지 않는 한 윤 후보가 갖고 있는 '정권 대항마' 이미지를 경쟁 상대들이 넘어서기 힘들었던 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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