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물차에 '정관수술'?…요소수 대란에 불법개조 움직임

4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주요소에 요소수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최근 중국이 자국 수요 부족 등을 이유로 수출 제한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주요소에 요소수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최근 중국이 자국 수요 부족 등을 이유로 수출 제한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 현상이 계속되면서 화물차 기사들이 요소수 없이 화물차를 운행할수 있도록 불법개조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단속은 느슨하고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6일 화물차 기사들이 회원으로 가입한 커뮤니티에는 '정관수술'을 원한다는 글이 줄지어 올라왔다. 정관수술은 요소수 없이 화물차를 운행할 수 있도록 불법 개조하는 것을 일컫는 은어다.

정부와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운행되는 디젤 화물차 330만대 가운데 60%인 200만대 가량이 '선택적촉매장치(SCR)'가 장착돼 요소수가 필요하다. 요소수는 차량 운행 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SCR 부착 차량에 요소수가 없으면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고, 운행 중에 요소수가 떨어지면 가다가 서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요소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웃돈을 주더라도 구하기 조차 쉽지 않자 불법개조를 하려는 운전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불법 개조는 별도의 부품을 달거나 전자제어장치 소프트웨어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개조를 했다가 적발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천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 게다가 SCR이 정상 작동되지 않을 경우 질소산화물이 최대 10배까지 배출돼 환경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럼에도 당장 생계가 걸려있는 화물차 기사들은 실제로 불법 개조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커뮤니티의 문의 글에는 "예약이 밀려 며칠 뒤에나 작업할 수 있다" 등의 내용이 있어 불법 개조가 성행하고 있는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한 화물차 기사는 "요소수가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다른 지역까지 가서 비싼 값을 주고 사오는 상황인데 이마저도 구하기가 어렵다"며 "다들 생계가 걸려있다보니 불법이라노 개조까지 고려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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