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방차 지키자" 요소수 몰래 갖다준 시민…무료나눔한 주유소 사장님

요소수 품귀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 주유소 업주가 소방차와 구급차를 대상으로 요소수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 남동구·서구·부평구, 경기 김포시, 서울 광진구에 있는 6개 주유소는 이날 오전부터 소방차·구급차를 대상으로 요소수를 돈을 받지 않고 배포했다. 연합뉴스
요소수 품귀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 주유소 업주가 소방차와 구급차를 대상으로 요소수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 남동구·서구·부평구, 경기 김포시, 서울 광진구에 있는 6개 주유소는 이날 오전부터 소방차·구급차를 대상으로 요소수를 돈을 받지 않고 배포했다. 연합뉴스

중국발 공급난으로 전국에 요소수 품귀 현상이 빚어지는 가운데 소방차 구급차에 요소수를 무료 나눔한 주유소 사장님과 인천의 한 119안전센터에 요소수 3통을 몰래 기부한 시민의 사연이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4일 정해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수도권 주유소 6곳에는 "소방차, 119구급차 요소수 급하면 그냥 오세요.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입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김준회 정해네트웍스 대표는 언제 생길지 모를 위급한 상황을 대비해 거래처를 통해 비상용 요소수를 확보, 주유소에 3ℓ짜리 요소수 총 120개 물량을 준비해 소방차와 구급차에 무료나눔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처음엔 (요소수를) 되팔기, 사재기하는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나서 시작했다. 2만 원에 판 요소수가 중고사이트에 9만 원에 올라간 걸 보고 이럴 바에 기부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인천 신송119안전센터에 요소수 기부한 남성. 인천 송도소방서 제공
인천 신송119안전센터에 요소수 기부한 남성. 인천 송도소방서 제공

아울러 한 시민이 늦은 밤 몰래 소방차를 위해 요소수를 기부한 소식도 전해졌다.

인천 송도소방서에 따르면 5일 오후 10시쯤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이 인천시 송도동 신송119안전센터 앞에 자신이 타고 온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세웠다.

검은색 바지와 베이지색 점퍼를 입은 이 남성은 이어 차량 트렁크에서 일반 쇼핑백 크기만 한 상자 3개를 꺼내 센터 출입문에 놓은 뒤 차를 타고 홀연히 사라졌다.

이 상자는 이날 센터 직원에게 발견됐는데 내부에는 10ℓ짜리 요소수 3통이 들어있었다. 편지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소방 당국은 이 남성이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자칫 소방 차량이 신속히 출동하지 못하는 상황을 걱정해 요소수를 기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 당국은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센터 청사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했으나 화질이 좋지 않아 차량번호 등을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도소방서 관계자는 "기부된 요소수는 송도소방서에서 사용할 계획"이라며 "어려운 상황에 도움을 준 이분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이 전국에서 운영하는 6천748대 소방차 중 80.5%가, 1천675대 구급차량 중 90.0%가 요소수를 사용하고 있는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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