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후 1시쯤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 '대구퀴어문화축제 4그룹 현장신청 안내' 부스에는 20명 되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20대 성소수자는 "코로나19로 고립된 생활을 지속했다.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성소수자들이 본격적으로 교류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2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대구퀴어문화축제가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반대 단체들이 맞불 집회를 열었지만, 현장에서 서로 간의 물리적 갈등은 빚어지지 않았다.
대구퀴어축제조직위에 따르면 340명이 4그룹으로 나눠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 현장 신청 관리를 담당한 임아현 청년정의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방역수칙에 따라 그룹당 99명까지 채우는 게 부담스러워 현장 신청 인원을 40명으로 제한했다"며 "현장 신청 인원에 대해 자가 검사지를 작성하고, 발열 여부를 측정했다"고 말했다.

대구시 단계적 일상회복 개편에 따라 행사·집회에서는 접종자 구분 없이 99명까지 가능하지만, 주최 측에선 방역 문제를 고려해 한 그룹 인원을 70~80명 정도로 구성했다. 또한 행진 시에도 그룹별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역시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현장 신청 인원 제한으로 일부 인원은 무대 행사장 둘레에 쳐진 펜스 바깥에서 참석했다.
행사장 안에는 무사 옷을 입은 참가자부터 공룡 잠옷을 입은 참가자 등 다양한 의상이 눈에 띄었다. 형광 잠옷을 입고 온 한 참가자는 의상의 의미를 묻자 "퀴어축제의 핵심은 다양성이라 생각한다. 나를 드러내고 표현하는 축제라 생각해 밝은 옷을 입고 나왔다"고 답했다.
이날 행진에 앞선 무대 행사에선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외교관 모임'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발언했다.
장 의원은 "국가는 성별 정체성으로 차별받지 않고 행복과 자유를 보장할 의무가 있다. 국회엔 여전히 차별금지법이 계류 중이다"고 외치며 차별금지법 제정에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했다.
무대 행사 후 참가자들은 행사장에서 봉산육거리를 거쳐 다시 대중교통지구로 되돌아오는 2㎞ 구간 행진에 나섰다.


이날 비슷한 시간 동성로 인근에서 대구경북CE협의회, 대구경북다음세대지키기학부모연합이 퀴어축제 행진 경로 일대에서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퀴어 축제 참가자와 반대단체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 인력 600여 명을 동원했다. 봉산육거리에서 '퀴어 축제 반대'를 외치며 한 시민이 행진 차량 앞을 가로막았지만, 경찰에 의해 제지됐다. 별다른 충돌 없이 오후 4시 30분쯤 집회는 종료됐다.
손성직 대구경북다음세대지키기학부모연합 사무국장은 "코로나가 엄중한 시기에 타 지역 축제는 취소하는데 퀴어만 예외"라며 "퀴어 주최 측에서 사전신청을 받았는데 백신 접종 여부 등을 모두 확인하지 않아 방역 우려가 크다. 집회 참석 인원이 150명에 불과한데 대중교통지구를 불법적으로 점유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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