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엄한 시어머니' 김종인 복귀 초읽기…국힘 안팎 술렁 (종합)

윤석열·이준석 '원톱' 총괄선대위원장 모시기 의기투합
金, 사실상 요청 수락 한 듯…보선 후 6개월여 만에 합류
본선용 선대위 재구성 주문…중진 독단적 의사결정 우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 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 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새로운물결(가칭)'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련한 전략가면서도 독불장군식 리더십을 보유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금의환향(錦衣還鄕)이 기정사실화하자 당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기존 윤석열 경선후보 캠프에서 주요직책을 맡았던 중진들은 김 전 위원장이 휘두를 구조조정 칼날이 어디를 향할지 신경 쓰는 분위기다. 정권교체에 성공할 경우 캠프 내 입지가 논공행상(論功行賞)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제3지대'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구원(舊怨)을 털어내지 못한 김 전 위원장과의 재회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안 대표로선 최근 자신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표시하고 있는 이준석 대표도 벅찬데 김 전 위원장이 대선국면에서 제1야당의 깃대를 잡는다면 감당하기 힘든 국면이 된다.

정치권에선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 대표가 의기투합해 김 전 위원장을 모셔오는 그림이라, 김 전 위원장이 대선캠프는 물론 당 운영 전반에 대한 권한을 모두 틀어쥐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의 '마술'이 통하면 대박, 그렇지 않으면 '쪽박'을 차야하는 다소 극단적인 결과가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최근 김 전 위원장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모시기로 의견을 모았고, 김 전 위원장도 두 사람의 요청을 사실상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7일 "김 전 위원장이 오늘 15일 자신의 출판기념회를 마친 뒤 오는 20일 전후로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는 문제에 대해서는 윤 후보와 이 대표 간 6일 오찬 회동에서도 의견일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의 '킹메이커'로 꼽히는 김 전 위원장의 정치권 복귀는 지난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이후 6개월여 만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김 전 위원장의 합류와 함께 당을 선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돌입할 방침인데 김 전 위원장이 기존 경선 캠프를 사실상 해체하고 '본선용'으로 선대위 진용을 전면 재구성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져 결과가 주목된다.

구체적으로 선대위 인선에도 김 전 위원장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중진들은 여야가 진검승부를 펼치는 대선국면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카리스마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특유의 독단적인 의사결정 방식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영남지역의 한 중진의원은 "경륜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김 전 위원장을 따를 당내 인사가 없지만, 대선은 집합지능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도 많다"며 "윤석열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김 전 위원장이 보완하지 못 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당 중진들은 정권교체 시 논공행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대위 인사를 김 전 위원장이 독점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불만이 높다.

그럼에도 당내 전반에선 내부경쟁으로 흐트러진 전열을 정비하고 승리 후보 캠프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위해선 김 전 위원장의 역할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너무 키워 온 캠프 덩치에 윤석열 후보도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김 전 위원장 정도 되는 인사가 총대를 메고 정리하는 것이 당의 대선후보에게도 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당내에선 김 전 위원장 복귀가 제3지대에서 야권후보 단일화를 타진하고 있는 안철수 대표와의 협상여지를 없애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불거졌던 안 대표와 김 전 위원장 사이의 감정대결이 풀어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를 주저앉히는 역할에 충실할 것이고, 이 작업이 여의치 않으면 윤 후보가 악역을 맡은 두 사람을 자제시키면서 안 대표를 끌어안는 그림을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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