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축협이 신축 예정인 TMF(완전혼합발효사료) 공장을 둘러싸고 천년TMF영농조합과의 갈등이 심화될 조짐을 보여 지역 한우농가들의 우려가 높다.
이는 지난 10여 년간 천년TMF영농조합 운영 과정에서 빚어진 축협과 영농조합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데다 향후 과당경쟁 등의 문제까지 제기, 두 기관의 상생을 위한 화합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주축협(조합원·2천300여 명)은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료 가공시설 유통센터' 지원사업에 공모해 선정됐다. 경주축협은 국·지방비 18억원 등 모두 90억원을 투입해 월 TMF 3천t 생산 규모의 조사료공장을 조만간 신축키로 했다.
이에 영농조합(조합원·160명) 측은 "경주의 월 완전혼합발효사료 소비량이 4천t 가량이고 현재 조합이 매달 2천500t을 생산하고 있다"며 "여기에 축협이 월 3천t을 더 생산하면 공급이 수요를 크게 초과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어 "TMF 중복 투자로 인해 양측 모두 공장 운영난을 겪을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경주축협은 "중장기적으로 배합사료시장은 축소되는 반면 TMF 시장은 커지게 될 것"이라며 "생산될 완전혼합발효사료는 외지 등에도 판매를 추진할 방침이고 이는 조합원들이 원하는 사업"이라고 맞서고 있다.

TMF 공장 설립을 둔 축협과 영농조합의 갈등이 지역의 논란거리가 되는 것은, 조합원들이 상당수 중복되는, 모두 경주의 한우농가들이기 때문이다.
천년TMF영농조합은 지난 2009년 당시 백상승 경주시장의 'FTA 수입소 극복을 위한 고품질 조사료 생산' 권유에 따라 경주축협과 한우협회가 공동출자해 만들었다.
이후 TMF 생산은 영농조합이, 판매는 경주축협이 분담했지만 이 협업구조는 2015년 경주축협이 "지분 20%에다 판매를 전담하고 판매처도 대부분 우리 조합원들인데, 운영에서 완전히 배제됐다"고 주장하며 영농조합의 지분을 모두 빼버리면서 깨졌다.
이후 영농조합은 "축협이 우리 TMF를 먹는 농가 한우들에 대해 '천년한우' 브랜드 사용을 금지하는 한편 농협 운영 도축장에서 출하를 사실상 금지하는 보복을 해 왔다"고 주장했다.
경주축협·영농조합 중복 조합원인 김모(62) 씨는 "그동안 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등이 이런 갈등 해소를 위해 중재에 나섰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며 "지금이라도 두 기관이 생산량 조절, 판매·운영 등을 위한 협업체제를 구축해 한우농가인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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