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대대적인 선거캠프 혁신을 예고함에 따라 당내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이른바 '김종인계'로 분류돼 온 인사들은 표정을 관리하느라 바쁜 반면 당내 대선경선 중 윤석열 예비후보 캠프에 힘을 보탰던 중진들은 비공식 석상에서는 '죽 쑤어 개 준 꼴'이라는 적나라한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선 윤석열 대통령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힘을 실어 준 김 전 비대위원장의 카리스마에 중진들이 공개적으로는 반발하지 못 하겠지만 당의 역량을 대선에 모두 쏟아 붓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8일 당의 대선캠프 인선과 관련 "캠프에는 후보가 대통령되면 덕 보지 않을까 하는 '자리 사냥꾼'들만 모이게 돼 있다"며 "그런 사람들을 제대로 잘 선별 못하면 당선에도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당선이 된다 해도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신동아 창간 90주년 특별기획 - 20대 대선을 말하다'에 출연해 이 같은 뜻을 밝히고 "(캠프 구성은) 냉정하게 생각해서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특히 그동안 윤 후보 캠프에서 경선승리를 위해 조직력을 가동했던 전·현직 국회의원들은 언젠가 한 번은 맞닥뜨려야 할 상황이 일찍 닥쳤다며 윤 후보가 이번에 중심을 제대로 잡아야 대선국면 내내 김 전 위원장에게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충분하게 설명하겠다는 의중을 밝혔다.
윤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현역 국회의원은 "김 전 위원장의 노련한 혜안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김 전 위원장이 만능키는 아니다"며 "김 전 위원장의 독선적 의사결정에 따른 피해가 당의 대통령 후보에게까지 미쳐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윤 후보도 '묻지마 식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조직단속에 나섰다. 윤 후보는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선) 캠프에 있는 사람들을 내보낸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기존 (캠프) 멤버들에다가 더 진영도 넓히고 다른 후보 캠프 분들도 영입하고 우리 당 전체가 하나가 돼 큰 선거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전 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옹립하려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가뜩이나 힘든 '원 팀 구성'이 더 힘들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후보들이 김 전 위원장의 등장으로 당 대선캠프에서 제대로 예우를 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김 전 위원장이 당의 대선 캠프를 주도한다면 지금도 대선지원을 주저하고 있는 홍준표 국회의원(대구 수성구을)을 설득하기가 더 어려워 질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은 홍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 문제를 두고 여러 차례 거친 설전을 벌인 바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이 언제까지 외부 해결사에 의존해야 하느냐' '대선까지 위탁해야 하느냐'는 불만이 쏟아질 수 있다"며 "김 전 위원장이 그릇을 깨지 않는 재주도 있는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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