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혹세무민(惑世誣民)이 심각하다. 이 후보는 7일 "올해 초과 세수가 약 40조 원 될 것이라고 한다. 나라 곳간이 꽉꽉 채워지고 있다"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거듭 주장했다. 이 후보는 또 "나라는 부자가 되고 있는데 국민은 지출 여력이 없어 지갑을 닫고 있다"며 "부자 나라에 가난한 국민이 온당한 일이냐"고도 했다.
초과 세수가 40조 원이 될 것이란 말은 맞다. 기획재정부의 올해 국세 수입 당초 전망치는 282조7천억 원, 국회 예산정책처의 최근 전망치는 323조 원이다. 그 차이는 40조3천억 원으로 이것이 이 후보가 '40조 원 초과 세수'를 주장하는 근거다.
문제는 이 후보 주장대로 올해 초과 세수 40조 원이 달성돼도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쓸 돈은 없다는 것이다. 40조 원 중 31조5천억 원은 2차 추경 재원으로 이미 썼고 추가로 걷힐 나머지 8조7천억 원도 손실보상법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숙박, 미술·박물관, 결혼·장례식장, 공연장 등을 지원하기로 기재부가 정해 놓은 상태다.
이 후보가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나라 곳간이 꽉꽉 찼으니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은 정치적 인기몰이를 위해서는 나라 살림이 거덜나든 말든 신경 쓰지 않겠다는 포퓰리즘의 전형이다.
실상은 나라 곳간이 꽉꽉 찬 게 아니라 빚만 늘고 있다. 8일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일반정부 채무 비율이 올해 51.3%에서 2026년 66.7%로 15.4%포인트 상승해 35개 선진국 중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5년 후에는 경제위기를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8월 한국의 국가부채 비율이 60%까지 올라가면 국가신용등급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현실이 이런데도 이 후보는 나라 곳간이 꽉꽉 찼다고 한다. 나라 살림에 대한 일반 국민의 상대적 지식 부족과 생업에 바빠 나라 살림에 신경 쓸 여력이 없는 처지를 악용한 거짓말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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