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030 남자들이 펨코에서 洪 지지한 이유' 당내 공유

친與 커뮤니티 '딴지' 이용자가 친野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현상 분석한 글
여당 페미니즘 정책 기조 비판 내용도…李 측 "2030 주장 온전히 듣자는 취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교회총연합을 방문,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내에서 '2030' 남성들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한 이유를 분석한 글을 추천하고 일부 의원에게 공유했다.

이 글에는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해야 한다는 주장, 민주당의 여성주의(페미니즘)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도 담겨 당내 논란이 예상된다.

8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회의에 참석한 이들에 따르면 이 후보는 선대위 비공개회의에서 향후 2030 청년들의 좌절을 면밀히 살피고 이들과 자주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 과정에서 그는 "제가 최근에 청년과 관련한 글을 읽었는데, 다들 읽어보시라"며 지난 5일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딴지일보에 게시된 '2030 남자들이 펨코(에펨코리아)에 모여서 홍(洪)을 지지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일독하기를 권했다.

펨코는 최근 홍 의원에 대해 20~30대 지지세가 강하게 보였던 온라인 커뮤니티다.

딴지 게시물 글쓴이는 "(2030 남자들은) 당장 사는 것에 급급한 세대다. 어떤 세대보다 공정에 민감하고, 차별당하는 걸 참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며 "민주당에서는 그동안 이들의 사정에 귀 기울이는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특히 민주당의 페미니즘(여성주의) 정책이 '남성 역차별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20∼30대 남성들이 홍 의원을 지지한 궁극적인 이유에 대해서도 "각종 페미 정책이 시작이었고 다음으로는 부동산 가격 폭등이었다"면서 "이제 (민주당은) 이재명의 이름으로 젊은 남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그는 "이들(2030세대)은 애초에 이재명은 고려조차 안 했다. 이제야 막 이재명이 누구인가에 관심이 생겼다"며 "이재명이 문재인 정부의 페미 우선적인 정책과 차별화할 수 있다면 이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 측이 민주당에 대한 비판, 특히 여성주의 정책 비판이 담긴 글을 공유한 점에 대해 당내 충돌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 한 관계자는 "이 글의 핵심은 페미니즘 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필요성이 아니다"라며 "그동안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준 기성 정치인이 홍 의원 외에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이 후보는) 그동안 우리가 20∼30대 남성들의 입장을 제대로 들어보려고 했는지 돌아보자는 취지로 해당 글을 공유했다.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식의 주장을 수용하겠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