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프리'(China Free)가 한때 크게 유행한 적이 있다. 한 달, 일주일 아니 단 하루만이라도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입거나 먹거나 쓰거나 또 사지 않는 실험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너도나도 호기롭게 시도를 했지만 실험에 성공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온 가족이 1년간 중국산을 쓰지 않는 생활 체험을 2007년 책으로 펴낸 저널리스트 사라 본지오르니는 '중국 제품없이 1년 살기'(A Year Without Made In China)에서 "중국산 없이 살 수는 있다. 그러나 이는 점점 더 성가시게 되고 돈도 많이 드는 일이다. 10년 뒤 '중국산 안 쓰고 살기'에 도전할 용기를 내지 못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국제무역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세계 수출 1위 품목 조사를 봐도 사정을 알 수 있다. 유엔 품목분류체계(HS 코드)를 기준한 5천51개 품목 중 국가별 수출 1위 품목을 조사해 보니 지난 2007년 선두에 오른 중국 제품은 모두 1천210개였다. 4년 뒤 2011년에는 1천431개로 증가했다. 이는 2위 독일의 약 2배, 한국의 23배에 이르는 수치다. 2019년 최근 통계는 더 심각하다. 중국 1위 품목은 1천759개, 2위 독일 654개, 11위 한국은 69개였다. 사람들이 중국 제품을 피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움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요즘 최대 이슈인 요소수 사태도 마찬가지다. 이는 중국산 '요소'에 전적으로 의존한 불행한 결과다. 대기오염 방지와 값싼 원재료 수입이라는 계산에 매달린 나머지 '차이나 리스크'를 간과한 것이다. 요소만 문제가 아니다. 마그네슘 수급도 경고등이 켜졌다. 마그네슘은 알루미늄 합금제로 자동차 차체나 2차전지, 반도체, 휴대폰 등 다양한 곳에 쓰이는데 제련 시 전기 소모가 많은 데다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특히 세계 생산량의 87%를 차지하는 중국이 전력난으로 생산을 크게 줄이면서 각국 자동차 메이커마다 직격탄을 맞았다. 마그네슘 제련 등 관련 기업이 줄줄이 문을 닫은 우리도 풍전등화 신세다.
여러 사례를 봐도 '차이나 프리'는 사실상 어렵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우회도로를 만들어야 한다. 요소수 사태는 한 바구니에 과일을 담는 게 얼마나 어리석고 황당한 일인지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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