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發) 요소수 품귀 사태가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가운데 회복세에 오른 국내 경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요소수 부족이 장기화되면 생산, 소비, 물가 등 경제 전반에 여파가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3분기(7∼9월)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은 0.3%로 집계돼 앞선 1분기(1.7%), 2분기(0.8%)와 비교해 성장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는 백신접종 확대와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으로 소비 심리가 살아나면서 4분기에는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요소수 품귀 사태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4분기 경기 회복세가 오히려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ℓ에 1만원을 밑돌던 요소수 가격은 근 10만원을 웃도는 등 급등하고 품귀 현상도 나타나면서 건설 현장에서는 이미 그 영향이 드러나고 있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이 7∼8일 조합원 25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32.4%는 '요소수 문제로 장비를 가동하지 못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요소수 품귀 사태가 한 달 이상 길어지면 더 큰 문제가 생기게 된다. 국내 요소수 재고분이 바닥을 드러내 '최악의 시나리오'인 물류 대란이 본격화하면 경제가 전방위적으로 휘청일 수 있는 것이다.
화물 운송이 멈추면 철강, 시멘트, 자동차 등 제조업 생산이 상당한 차질을 빚고 수출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운수업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식자재나 각종 물품 운송이 어려워지면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등 다른 서비스업도 연쇄적으로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된다.
위드코로나 시행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 소비도 '택배 대란' 등이 덮치면 한풀 꺾이게 된다. 물류비 등 공급 비용 상승에 따라 이미 연간 2%대가 기정사실이 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아직은 요소수 품귀 사태가 경기 회복에 영향을 미칠 만큼의 사안은 아니지만 어떻게 전개될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제대로 해소되지 않으면 경기 회복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장기화 시 소비 심리에도 반영되고 운송비 상승으로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