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른 것이 아름답다'는 가치에 동의하면서도 남들과 다른 말과 행동을 하는 데 있어서는 여전히 '소극적'이다. 혹시 분란을 일으키지 않을지,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을지, 내가 상처받지 않을지 두려워 온전한 내 생각을 드러내는 걸 꺼린다. 남들과 다른 시도를 하는 것이 잘못된 선택이 아님에도 '별종이다', '유난 떤다', '괜히 일을 어렵게 만든다'같은 눈총을 받을까봐 두렵다.
저자 역시 어려서부터 줄곧 내성적이고 소극적이라는 말을 들어온 터라 적극적으로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데 서투르지만, 다양한 사람과 어울리면서 조금씩 안팎의 경계를 허물며 '내 생각'과 '네 생각'의 다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한다.
이 책은 바로 그 고민에서 출발한다. 누구나 지금보다 나은 세상을 꿈꾸지만 그 방법이 반드시 큰소리로 외치는 저항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서 시작된다. 이 책은 한 번쯤 남들과 다른 시도를 해보는 것이야말로 변화의 씨앗을 만들어낼 수 있고, 그런 작은 변화가 이 세상을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먼저 음식을 배달하기보다는 밀폐 용기를 챙겨 가서 음식을 포장해 와서 먹고, 플라스틱 통 하나 덜 버리기 위해 리필 스테이션을 이용한다. 또 '미니멀 감성'이 또 다른 스타일을 소비하는 일이 되는 것을 경계하며, 품절과 할인의 마법에 흔들리지 않는 등 '현명한 물질주의자'로 살기 위해 노력한다.
'신중한 잡식주의자'로서 저자는 2년간 채식을 시도하기도 하고, 핀란드에서 경험한 '쓰레기통 다이빙' 행사 덕분에 식자재의 유통 시스템과 유통기한(소비기한이 아닌)에 대해 고민한다. 김밥 값이 15년 전 그대로라서 착한 가게라는 소리를 듣는 걸 보면서 식재료가 푸대접받는 현실을 되돌아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배우는 다원주의자'로 살아가기 위한 노력도 전한다. ▷우리나라의 결혼(식) 문화와 남녀(부부)의 역할이 무엇인지 ▷'남자답다는 것'과 '여자답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아이에게 아빠의 성을 물려주는 것이 정당한지 ▷아이 셋을 키우는 친구 커플을 당연하게 부부라고 생각해야 하는지 ▷노키즈존을 보며 특정 집단(대상)을 향한 시각이 배척과 혐오로 이어지는지 등 다양한 관계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는 생각들을 끄집어낸다. 280쪽, 1만4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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