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양군 일월산 중턱에서 동학의 2대 교주였던 해월(海月) 최시형(1827∼1898) 선생이 교세 재건을 위해 은거한 곳으로 추정되는 장소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다.
영양군은 "지난달 28일 주민 권세흔 씨의 증언과 문헌자료, 기존에 수행해 놓은 연구용역 자료 등을 토대로 일월면 용화리 벌매리 뒷산 정상 부근에서 동학 교도들이 집단으로 거주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터를 발견했다"고 11일 밝혔다.
일월산 정상 부근인 해발 1천m 지점에 자리 잡은 이 은거지 터는 숨어 지내기에 적합한 지형적 조건을 갖췄다. 지금도 이곳에는 식수로 사용됐을 것으로 보이는 우물과 샘터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또 사람이 직접 심은 것으로 보이는 수령 150년가량의 살구나무를 비롯해, 곳곳에 돌로 쌓은 축대 등의 흔적이 고스란히 발견됐다. 200명 이상이 집단으로 생활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북 영양군 일월면 오리 주민 권세흔(62 )씨는 "어릴 적 외할머니가 '할아버지가 동학 당원으로 활동했고, 일월산에서 집단으로 살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외고조부께서 동학 교도였다는 기억이 생생하다.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각종 문헌에 따르면 최시형은 1863년 동학 창시자인 수운(水雲) 최제우(1824∼1864)로부터 동학을 포교하라는 명을 받고 영덕·영해 등 경상도를 순회하며 많은 신도를 얻었다.
같은 해 7월 '북도중주인'(北道中主人)으로 임명돼 8월 14일 도통을 승계 받았으며 12월 최제우가 체포된 이후 대구에서 옥바라지를 하다가 태백산으로 도피, 평해와 울진 죽변리를 거쳐 교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영양(英陽)의 용화동(龍化洞)으로 거처를 정했다.
용화동에서 신도들을 결집시켰고 경전을 다시 필사하고 편집해 신도들에게 읽게 하는 등 교세 재건에 나섰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은거지에 대한 구체적인 학술연구를 통해 더 많은 고증자료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며 "은거지 터가 맞을 경우 유허비 설치, 연결 탐방로 개설 등 최시형 은거지 복원과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통해 영양군의 또 하나의 문화관광자원으로 조성해 나갈 것"이라 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