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전 2시쯤 대구 중구 삼덕동 공평로. 지난 주만 해도 한산했던 도로에 차들이 북새통을 이뤘다. 취객들은 도로까지 나와 손을 흔들고 있었지만, 택시를 잡는 게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었다. 어렵게나마 승차한 택시에서 만난 기사 A씨는 "새벽 시간에 손님을 태운 택시가 이렇게 많은 걸 보면 '위드 코로나가 오긴 왔구나'라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모임 인원이 완화되고 영업시간 제한이 사라진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도심 내 시민들의 이동량과 차량 통행량이 늘었다.
10일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이달 1~7일 대구 도시철도 이용객은 267만9천174명으로 지난달 동기 대비 12.6% 늘었다. 호선별로 보면 같은 기간 2호선이 14.5%로 이용객 증가가 두드러졌는데, 이는 상권이 밀집한 달구벌대로로 인파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하늘길을 찾는 사람도 늘었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 이후 일주일간 대구공항 이용객은 4만5천430명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했다. 모임 인원 제한 지침이 있었던 지난해 같은 달(4만6천438명)에 미치지는 못하는 수치지만, 위드 코로나 분위기에 점차 이용객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고속도로 통행량도 소폭 증가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달 1~7일 대구경북 고속도로 통행량은 573만1천225대로, 지난달보다 1.5% 많았다. 특히 위드 코로나 첫 주말과 휴일(금~일요일)에 나들이객 증가로 약 262만 대가 오갔으며, 이는 지난달보다 4% 증가한 수치다.
대구의 주요 도로 중 하나인 신천대로에도 오가는 차량들이 늘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이달 1~7일 신천대로(대봉교, 양방향 기준) 통행 차량은 약 70만3천 대로 지난달 대비 1.1% 늘었다.
위드 코로나 분위기 속에 사람들의 이동이 급증하자, 대중교통 업계 종사자들은 모처럼 숨통이 트였다고 입을 모았다. 모임 인원이 완화되고 영업시간 제한이 사라지면서 회식을 비롯한 사적모임이 늘어나 수입도 덩달아 올랐다는 것이다.
택시기사 정태호(58) 씨는 "1년 가까이 식당과 술집이 오후 10시에 문을 닫으면서 밤 영업은 기름값만 더 나왔다. 이달 들어서는 새벽 2시까지 영업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못 받았던 할증 손님도 태울 수 있게 되다 보니 확실히 수입이 늘었다. 위드 코로나 전과 비교했을 때 하루 4만~5만원 정도 더 벌고 있다"고 말했다.
대리운전 기사들도 반색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열흘 간 콜 건수는 지난달 대비 1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리운전 기사 B(56) 씨는 "지난달까지 하루 최대 세 번의 콜이었지만, 새벽 콜이 살아나면서 최소 다섯 번의 콜을 받고 있다. 부지런히 다니면 열 번의 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구공항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로 10명 이상 모임이 가능한 덕분에 대합실엔 단체 모임이 수두룩하다. 아직까지는 제주도로 가는 모임이 대부분인데, 국제선까지 운행된다면 항공업계의 회복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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