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부족사태가 경북지역 농민들에게 때 아닌 '요소비료' 확보전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요소비료는 대부분 2~4월쯤 봄 영농철을 앞두고 소비되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요소수 부족 여파로 겨울철에도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농협 경북본부에 따르면 지난 9일 도내 요소비료와 요소가 들어간 복합비료의 재고량이 2천500톤(t) 정도인 것으로 집계됐다.
비료 한 포당 무게가 20㎏ 정도라 12만5천포 가량이 남은 것으로 파악된다. 요소비료는 밭작물과 일부 생육이 좋지 않은 과실나무 등에 쓰이는데 농민들의 불안 심리 탓에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부 농가에서는 복합비료까지 사재기하고 있어 문제가 되는 것으로 농협 측은 분석했다. 요소비료는 농가에서 많이 찾는 비료가 아니라서 일반적인 농약사에서는 취급하지 않고 대부분 농협 등에서 대량으로 판매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안동지역 대부분 농협은 요소비료 재고량이 전무한 실정이다. 안동농협을 제외한 지역농협들이 보유하고 있던 요소비료는 일찌감치 동났다. 요소 성분이 함유된 복합비료도 거의 소진 상태다. 그나마 재고가 있는 안동농협도 이날 기준 200포가량만 남아있어 1인 1포 판매로 제한하고 있다. 이마저도 3~4일 내 동날 것으로 전망된다.
의성에서도 요소비료와 복합비료는 농협마다 동이 난 상태다. 의성 지역 농협들은 최근 농민들이 요소와 복합비료 구매에 나서면서 농협마다 농가당 5포씩 판매하면서 이미 재고가 바닥났다.
영주지역도 내년 농사에 사용하고자 비축해 둔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예천지역에서는 해마다 20㎏ 요소비료 4천700포가량이 꾸준히 소비되고 있는데 올해는 5천포로 초과 판매됐다. 재고도 없고 추가로 구매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구입하지 못한 농가들은 수시로 농협 측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상주지역에서는 13개 지역농협 전체가 이날 기준 20㎏ 요소비료 1만7천300포를 보유하고 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천포(2만6천300포) 가량 적다. 이 때문에 상주지역 농협들은 재고량이 적은 일부 농협들은 요소비료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특단의 대책도 내놨다. 요소비료가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내년 봄철까지 판매를 연기한 것이다.
비료판매점에서도 품귀현상에 대비해 요소비료의 판매를 봄으로 미루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부터는 가격도 인상될 것으로 추측되고 있어 올해 시장에서 요소비료를 구입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요소비료 확보전에 과민반응이 심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실제 농사에서 복합비료 사용은 많지만, 요소비료의 비중이 크지 않아 사재기까지 하는 것은 시장 경제를 흩트린다는 지적이다.
지역 한 농민은 "작물이 노랗게 변하는 등 생육이 좋지 못할 때 요소비료를 쓰지만 대부분 복합비료를 사용하기에 요소비료의 실수요는 많지 않은 대도 사재기까지 하는 것은 이기주의로 생각된다"며 "내년부터 벌써 요소비료 값이 상승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오는데 업체 측에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환경만 만들어주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도 한동안 농민들의 요소비료 구입 대란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 관계자는 "요소비료는 대부분 봄 영농철을 앞두고 농협들이 확보해 조합원들에게 제공하는데 올해는 필요 없는 겨울철을 앞두고 미리 사재기하려는 농민들로 품귀현상을 맞고 있다"며 "중국 쪽 물량이 풀리면 자연스레 부족 현상도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농가 입장에서는 농사를 망칠까 우려해 구매를 서두르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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