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교통 지도를 바꿀 4차 순환고속도로 개통이 다가오자 대구시가 순환도로와 연계된 시가지 교통망 정비에 나섰다. 레미콘 파업 등으로 공사가 지연된 4차 순환도로는 7년이 넘는 공사 끝에 내년 3, 4월쯤 정식 개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개통 초기에 드러날 구조 결함이나 환경 문제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4차 순환도로 연계도로 18곳…정체 예상구간 파악
대구시는 '4차 순환도로 개통에 따른 연계도로망 구축 연구용역'을 준비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4차 순환도로 개통에 따라 대구 도심에 영향을 미치는 도로는 유천네거리, 팔거교삼거리, 율하역교차로 등 모두 18개(표 참조)로 집계됐다.
이번 연구용역은 4차 순환도로 개통 전·후 연계 도로망에 나타난 교통 패턴을 비교 분석해 향후 교통혼잡이 예상되는 지점을 선정하고, 효율적인 개선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요간선도로 및 교차로 통행패턴 변화 분석 ▷교차로 및 가로 교통운영체계 개선대책 수립(단기) ▷교통수요 예측 검증 및 연계도로망 건설 계획 수립(중장기) 등 크게 3가지 과제로 진행된다.
첫 번째 과제는 4차순환도로 개통 전·후 주요 간선도로 및 교차로의 평균 통행속도, 지체시간, 교통량, 서비스 수준 등의 비교 분석과 4차 순환도로 개통에 따른 이용자 만족도 조사(설문 조사)로 구성된다.
두 번째는 교통혼잡지점 선정과 단기적 측면의 개선대책 수립이다. 세 번째는 중장기적 측면의 연계도로망 건설 계획이 담긴다. 첫 번째 과제는 개통 후 6개월 안에 중간 보고회가 열리고 나머지 과제도 개통 후 1년 내 성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4차 순환도로 개통으로 도심에 집중되던 차량 흐름이 외곽으로 분산되는 효과가 있지만 일부 구간은 오히려 정체가 심해질 수가 있다"며 "기존 시가지 교통망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고 대비하는 게 이번 연구용역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사업비 1조5천억원 대형 프로젝트…개통 눈앞
전체 노선이 65.2㎞에 이르는 4차 순환도로는 32.5㎞가 미개통 구간으로 남아 있다가 2008년부터 본격 추진됐다. 정부가 '광역경제권' 30대 핵심 SOC 인프라 가운데 하나로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를 선정하면서 2014년 착공해 개통을 눈앞에 두고 있다.
투입된 사업비 1조5천258억원은 전액 정부와 한국도로공사가 부담했다.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대구 도심과 만나는 나들목 8개, 고속도로 분기점 2개, 영업소 4개가 새로 생긴다. 기존에는 나들목 7개, 분기점 4개로 알려졌으나 일부 조정이 있었고, 나들목과 분기점의 이름도 바뀔 예정이다. 정식 명칭은 내년 초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달 기준 공정률이 96%에 이르러 올해 안에 공사는 모두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공사 완료 후에도 안전 점검에 최소 3개월 이상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정식 개통은 내년 3, 4월쯤이 될 전망이다.
처음에는 올해 정식 개통을 예상했으나 지난해 말 현장 민원으로 도로 구간을 변경하면서 개통 시점이 1년 이상 미뤄졌고, 올해는 레미콘 운송노조가 파업하면서 2개월 이상 작업이 늦어졌다.
◆교통량 분산에 따른 경제 효과 1천억원? "성급한 기대는 금물"
4차 순환도로는 대구 시내 주요 도로의 교통량을 분산하는 기능을 한다. 특히 대구혁신도시, 성서산업단지, 국가산업단지 등 외곽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도로공사 대구순환건설사업단은 4차 순환도로 개통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연간 1천27억원이라고 분석했다. 달서 나들목에서 상매 분기점까지 기존 45분 걸리던 시간이 24분으로 단축되고 주행거리도 37.3㎞에서 32.5㎞로 줄어든다. 주행거리 및 시간 단축에 따른 편익이 각각 319억원, 708억원으로 모두 1천억원이 넘는다는 분석이다.
다만 4차 순환도로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개통 이후 유지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개통하자마자 많은 교통량이 4차 순환도로로 우회할거란 기대는 성급하다는 설명이다.
박용진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도심지를 통과하는 교통량이 외곽으로 빠지는 효과가 금방 나타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며 "연경지구 등 외곽 택지개발이 모두 완료되고 이용자들이 익숙해지면서 효과가 천천히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개통 초기에는 과다 설계라는 지적도 나올 수 있는데 결론을 내기에는 이르다"며 "개통 이후 유지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통 초기 '구조 결함' 혼란…생태 환경에도 주목해야
개통 전후 발견될 구조적 결함들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7년이 넘는 공사 끝에 지난 2018년 개통한 부산 외곽순환도로도 개통 초기에 일부 구간에서 구조적 이유로 사고 위험이 큰 것으로 드러나 홍역을 치렀다.
전체 구간 48.8㎞인 부산 외곽순환고속도로는 남해고속도로 진영 분기점(김해시 진영읍)과 동해고속도로(부산-울산선) 기장 분기점(기장군 일광면)을 연결하는 왕복 4차로 신설 노선으로 2조3천332억원이 투입됐다. 부산 시내를 거치지 않고 기장, 해운대 등 주요 관광지로 향할 수 있기 때문에 대구시민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
개통 이후 지난 3년 동안 많은 개선이 이뤄졌지만 불과 260m를 앞두고 2개 차로를 급격하게 변경해야 하는 김해 대감 분기점은 대구 운전자들에게 여전히 악명이 높은 구간이다.
대감 분기점은 대구에서 부산 방면으로 향하는 중앙선과 경남 양산에서 부산으로 내려오는 중앙지선이 합류하는 지점인데, 지선에서 빠져나오는 차량과 외곽순환도로로 진입하는 차량이 'X'자로 뒤엉켜 사고 위험이 크다.
도로 개설에 따른 자연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를 의식한 듯 대구 도동 측백나무 숲, 달성습지, 대명유수지 등과 어우러진 자연 친화적 고속도로를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남광현 대구경북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 연구위원(토목·환경 전문)은 "도로가 생기면 야생동물 통행로 등 생태 단절은 불가피하다"라며 "고속도로가 자연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사후 모니터링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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