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주 찾은 尹 "제 발언으로 상처받은 모든 분께 사과"

시민단체 항의 추모탑에 못 가…"항의 오신 분 십분 이해한다 5·18 개헌 땐 헌법 전문 수록"
1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방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0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윤 후보는 5·18 민주묘지 추모탑에 헌화·분향하려 했으나 반대하는 시민들에 가로막혀 추모탑 입구에서 묵념으로 참배를 대신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0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윤 후보는 5·18 민주묘지 추모탑에 헌화·분향하려 했으나 반대하는 시민들에 가로막혀 추모탑 입구에서 묵념으로 참배를 대신했다. 연합뉴스

"제 발언으로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10일 광주를 찾아 이른바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앞서 윤 후보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 민주화 운동 유혈진압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윤 후보는 '전두환 옹호 발언' 22일 만인 이날 오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 입구 '민주의 문'에 설치된 방명록에 "민주와 인권의 5월 정신을 반듯하게 세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후 시민단체 소속 50여명의 항의 탓에 5·18민주항쟁추모탑에 접근하지 못한 윤 후보는 짧은 묵념 후 발표문을 꺼내들고 "저는 40여 년 전 광주시민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로 희생한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광주의 아픈 역사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는 5월 광주의 아들이고 딸이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슬프고 쓰라린 역사를 넘어 꿈과 희망이 넘치는 역동적인 광주와 호남을 만들겠다"면서 "여러분께서 염원하시는 국민통합을 반드시 이뤄내 여러분께서 쟁취하신 민주주의를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또 기자들과 만나 광주 방문 소감에 대해 "사과드리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처 받으신 국민, 특히 광주시민 여러분께 이 마음을 계속 가져가겠다"고 밝혔다.

추모탑에 가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5월 영령들에게 분향도 하고 참배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사과 참배를 한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자작극이 아니냐는 질문에 "저는 쇼를 하지 않는다"며 "항의하러 오신 분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한다"고 했다. 또한 윤 후보는 "개헌이 되면 5·18 정신이 헌법 전문에 수록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윤 후보는 전남 화순에서 학생, 정치인, 양심수들을 위한 무료 변론을 하고 30여 건의 긴급조치 위반 사건을 맡은 고(故) 홍남순 변호사 생가를 방문하고 유족과 차담회를 가졌다. 고 홍 변호사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 학살에 항의하는 행진을 벌이다 내란수괴 혐의로 체포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옥고를 치렀다.

윤 후보는 이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전남 목포로 이동해 하룻밤을 묵은 뒤 11일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을 방문한다. 이어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계획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러한 일정과 관련해 윤 후보가 외연확장을 본격화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정당 유일 주자로 우뚝 선 윤 후보가 광주시민에게 직접 사과하고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중도층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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