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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신고 안한 8살 딸 살해한 엄마…징역 22년

동거남이었던 아버지는 사건 1주일 만에 숨진 채 발견

여성 실루엣 자료 이미지. 매일신문DB
여성 실루엣 자료 이미지. 매일신문DB

8살 딸을 살해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았던 40대 어머니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은 11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44) 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을 떠난 남성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그가 극진히 아낀 딸을 질식사하게 했다. 범행 내용과 동기, 전후 상황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면서도 "피고인이 이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중 당뇨로 인한 합병증으로 왼쪽 무릎 하단을 절단했고, 항소심 진행 중에도 피부가 괴사해 여러 차례 수술을 받는 등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사정을 고려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A씨는 올해 1월 8일 인천 미추홀구 자택에서 침대에 누워 잠이 든 딸(8)의 코와 입을 막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일주일 동안 딸의 시신을 집에 방치했다가 같은 달 15일 딸의 사망을 의심한 아버지 B(46) 씨가 집에 찾아오자 "아이가 죽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B씨가 경제적 지원을 해달라는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딸만 극진하게 아낀다는 이유로 불만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신고 당일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으나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다. B씨는 사건 발생 1주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조사 결과 A씨는 남편과 이혼하지 않은 상태로 B씨와 동거하면서 딸을 낳게 되자 출생신고를 하지 않고 어린이집이나 학교에도 보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A씨에게 딸의 출생신고를 하자고 수차례 요구했으나 A씨는 전 남편의 자녀로 등록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미뤄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서류상 '무명녀'(無名女)로 돼 있던 딸에게 이름을 찾아주도록 A씨를 설득했다. A씨는 생전에 부른 이름으로 딸의 출생 신고를 하고, 동시에 사망 신고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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