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목포·봉하마을 찾은 尹…"DJ·盧, 통합 정신 배우겠다"

권양숙 여사는 따로 못 만나…반대하는 국민도 포용 다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11일 전남 목포에 있는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잇따라 방문했다. 윤 후보는 두 일정을 마친 소감으로 '국민 통합'을 강조해 보수정당 유일 주자로 우뚝 선 그가 외연 확장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봉하마을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국민의 사랑, 청년세대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분"이라며 "대중에게 격의 없이 다가가는 노 전 대통령의 서민적이고 소탈한 모습이 많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 전 대통령께서는 소탈하고 서민적이면서 기득권과 반칙, 특권과 많이 싸우셨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잘 배우겠다"고 했다. 묘역 방명록에도 '다정한 서민의 대통령 보고 싶습니다'라고 적었다.

윤 후보는 과거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논두렁 시계' 사건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저는 더 이상 검찰을 대표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포괄적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 재직 중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평가를 어떻게 하는지와 관계 없이 국민의 대통령으로서 노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서 왔다"고 부연했다.

이날 윤 후보 봉하마을 방문과 관련해 권양숙 여사와 만남이 이뤄질 지도 관심을 끌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앞선 지난달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 여사와 40여 분간 면담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김병민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권 여사님께 요청을 드렸는데 다른 곳에 가셨다가 돌아오는 시간이 맞지 않아 그렇게 됐다"며 구원(舊怨)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남긴 방명록.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남긴 방명록. 연합뉴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윤 후보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의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국민 통합이라는 김대중 정신을 새겨 저를 반대하는 분들을 다 포용하고 국민으로 모시는 국가정책을 펼치겠다"면서 "김대중 대통령은 자신을 힘들게 했던 분들을 다 용서하고, 국민 통합이라는 큰 밑그림으로 IMF라는 국난 극복을 해나가셨다"고 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전 지역이 균형 있는 발전을 해서 경제 성장과 번영에 있어 어느 한 지역도 소외되지 않아야 하고, 또 국가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많은 공직자들도 기회가 제한돼선 안 된다"며 지역 균형을 약속했다.

윤 후보는 이날 두 곳에서 일정을 모두 마친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은 모두 통합을 강조했다"며 "두 분 모두에게서 이런 정신을 배우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거대 보수야당의 대권주자인 윤 후보가 전날 광주시민에게 사과한데 이어 이날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중도층 공략을 통한 외연 확장 전략이라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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