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3년간 장애인 휠체어 수리·기증한 신동욱 씨, 제21회 우정선행상 大賞 수상

'휠체어 천사' 신동욱(오른쪽)씨가 11일 이웅렬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이사장으로부터 우정선행상 대상을 받았다.

대구에서 23년간 장애인을 위해 휠체어를 수리하고 기증해온 '휠체어 천사' 신동욱씨가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으로부터 우정선행상 대상을 받았다.

11일 코오롱그룹에 따르면 이웅열 오운문화재단 이사장은 이날 대구남산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우정선행상 대상 시상식을 갖고 신동욱씨에게 시상을 한 후 축하인사를 전했다.올해 시상식은 수상자를 직접 방문해 '찾아가는 시상식'으로 진행됐다. 수상자들이 그동안 봉사해온 현장을 찾아 예우하고 선행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서이다.

올해로 21회를 맞은 우정선행상은 매년 사회의 선행과 미담사례를 발굴해 널리 알리고 격려하고자 이동찬 코오롱그룹 선대회장의 호인 '우정(牛汀)'을 따서 2001년 제정한 상으로, 대상 5,000만 원을 비롯, 총 상금 1억 5,000만 원 규모로 진행됐다.

대상을 수상한 신 씨는 뇌병변장애를 안고 태어난 아들이 특수학교에 입학하던 1992년, 휠체어를 살 형편이 안 돼 망가진 휠체어 두 대를 얻어와 직접 수리해 한 대를 새로 만들어주었다. 이후 아들의 등하굣길에 같은 학교 친구들의 휠체어가 하나둘 눈에 들어와, 크고 작은 고장이 생길 때마다 나서서 기꺼이 손을 봐주며 기술을 습득하게 됐다. 1997년, '수동휠체어를 수리해준다'는 대구광역시장애인재활협회의 공고를 보고 찾아갔다가 수리에 어려움을 겪는 사회복지사들을 보고 직접 나서게 된 것이 봉사의 시작이 되었고, 그때부터 매주 협회와 함께 지역 복지관을 돌며 휠체어 수리를 해왔다.

모든 휠체어가 정해진 요일에만 망가지는 것이 아니기에 신 씨는 연락이 오면 언제든 달려간 것은 물론, 장애인들의 마음을 헤아려 휠체어에 안전띠가 없던 시절, 휠체어에 안전띠나 보조장치를 달기도 하고 우산꽂이나 컵홀더 등을 장착하는 등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보태 수리했다. 봉사가 일상이 되면서 1998년부터는 운영하던 개인 식당도 접고 휠체어 수리점을 열며 같은 업계 종사자들과 정보를 교류하는 등 더 적극적으로 임했다. 또한 봉사활동으로 받은 상금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9,200만 원에 상당하는 휠체어와 스쿠터를 저소득 장애인에게 전달했다.

신 씨는 "장애인에게 휠체어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자기 몸의 일부이다. 저는 사람의 병을 고치는 마음으로 휠체어를 손보려고 노력한다", "열심히 나누고 살면 훗날 자식을 향한 온정으로 되돌아올 것이라 믿는다"며 자신의 선행을 일종의 '선불'이라 낮춰 말했다. 오운문화재단은 신 씨의 꾸준한 '선불'이 장애인들의 불편한 삶에 소중한 '선물'이 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웅열 이사장은 "코로나19의 난관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아름다운 사랑을 실천하고 계신 우정선행상 수상자분들이 우리 사회의 주인공이다"며 수상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한 이 이사장은 최근 버려지는 마스크를 재활용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활동을 계속해서 이어 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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