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중권 "이재명이 남조선 1호냐"→22분 후 이재명도 페이스북

이재명, 김정은. 연합뉴스
이재명, 김정은.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내 김혜경 씨가 지난 9일 새벽 낙상 사고를 당해 119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된 것과 관련, 당시 출동했던 소방대원들이 주요 인사, 즉 'VIP'(브이아이피, Very Important Person)에 대한 이송 보고를 빠뜨렸다는 이유로, 밤샘 근무 후 쉬지도 못한 채 소방당국에 소환돼 장시간 조사를 받은 것으로 12일 확인된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이재명이 남조선 1호냐"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교수의 이같은 페이스북 글이 올라온 직후 김혜경 씨 남편인 이재명 후보도 페이스북에 "구급대원들을 비난·질책하지 말라. 격려해주시라"고 논란을 진화하는 맥락의 글을 올렸다.

▶진중권 전 교수는 이날 오후 3시 15분쯤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링크, "이게 나라냐? 남조선인지 북조선인지"라며 "이재명이 남조선 '1호'냐"고 했다. 그러면서 "조사해서 대원들 추궁한 자들, 중징계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남조선 1호는 김정은 북측 국무위원장이 북조선 1호로 수식되는 것에 비유한 표현으로 읽힌다. 김혜경 씨를 이송한 구급대원들을 상대로 상부 보고 누락을 탓하며 조사를 벌인 소방당국을 비판하는데 쓴 맥락이다.

당시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소속된 경기 성남 소재 분당소방서 및 그 상급기관인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직에서 사퇴한 지난 10월 25일 전까지만 해도 이재명 후보가 '지휘'한 공공기관이다. 이에 진중권 전 교수는 경기도 소방당국이 대선 후보이자 과거 경기도 수장이었던 이재명 후보 및 그 가족과 관련해 과잉 대처를 했다고 꼬집은 셈.

▶앞서 이재명 후보 부인 김혜경 씨는 9일 오전 1시 20분쯤 낙상 사고를 당했다. 이어 이 사고에 대한 출동 업무가 이뤄지고 사흘정도 지난 후인 오늘(12일)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 '유명 대선 후보 가족을 안전 이송해주고 소방서로 불려가 세 시간 정도 조사 받은 게 정상인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촉발됐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분당소방서는 김혜경 씨 이송을 맡았던 구급대원 3명을 퇴근 후 시점인 당일 정오쯤 소방서로 소환, 30여 분 동안 김혜경 씨 이송 당시의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으며 이송 직후 보고를 누락했다는 이유로 질책했다.

다만 주요 인사 이송 업무가 발생했을 경우 대원들이 상부에 보고해야 하는 의무, 지침 등은 따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 씨.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 씨.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페이스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페이스북

▶진중권 전 교수의 글이 올라오고 22분 후 쯤인 이날 오후 3시 37분쯤, 우연하게도 이재명 후보는 진중권 전 교수가 첨부했던 기사 링크를 곁들인 페이스북 글을 공개했다.

그는 '제 아내를 후송한 119구급대원을 비난, 질책하지 마시라'는 제목의 글에서 "저의 집에 119가 도착할 때 저는 복장을 갖추고 저희가 누구인지 끝까지 말하지 않았으니, 그들이 제가 누군지 알 필요도 없지만 알 수도 없었을 것"이라며 "그러니 '00' 인사 보고 의무가 있다 해도 보고 대상이 아니니 당연히 보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00'은 주요, VIP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당시 옆에서 지켜봤던 구급대원들을 두고 "제가 본 젊은 구급대원 3인은 훌륭한 공직자였다"며 "얼마 전까지 제가 지휘하던 경기도 공직자라는 것이 자랑스러울 정도였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성실하게 임무를 잘 수행한 이들을 내용도 모른 채 질책할 것이 아니라 격려해 주시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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