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윤석열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합류와 관련해 "허수아비 노릇을 할 수는 없다"며 전권이 주어져야 캠프에 합류할 수 있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이달 말 본격적인 선대위 출범을 앞둔 국민의힘이 김 전 위원장 합류 여부와 권한 부여 정도 등을 두고 계속해서 진통을 겪는 양상이어서 대선 준비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확산중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 "내 소신과 철학을 펼 수 있는 상황이 돼야 가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이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었을 때 진짜 잘할 수 있는 사람인가 100% 확신이 없으면 안 한다. 현재로서는 정확하게 100% 확신을 할 수가 없다"고 언급하면서 윤 후보를 압박했다.
김 전 위원장은 기존 정치인을 배제한 '압축적' 선대위 구성을 촉구했다. 그는 "선대위가 크다고 해서 선거에 이기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을 끌어다 놓으면 국민이 식상해하는 똑같은 얼굴들을 내놓고 있는 것"이라며 "윤 후보가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면서 결국 과거 정치인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것 같으면 우려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경선 과정에서 윤 후보를 도운 중진 의원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의 원톱 체제를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김 전 위원장 전권 요구 논란에 대해 "김종인 전 위원장 말을 번역해드리면 '전권은 중요하지 않다. 다만 나만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하는 것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윤 후보 캠프 내에서 자신과 김 전 위원장을 견제하는 이들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 선대위 합류를 거론하는 이들을 두고 "속된 말로 '장난을 친 분들'이 있는 것"이라면서 "거간꾼도 아니고 '소간꾼'"이라고 비꼬았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방송을 통해 김 전 위원장이 원톱 선대위원장을 해야 한다는 뜻을 적극적으로 내비쳤다.
대선 후보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할 대선 무대에 이처럼 '이준석-김종인 연합 전선'이 '주도권 경쟁'을 펼치자 일부 당원이 이에 반발, 집단 행동에 나서는 등 상황이 분열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전날부터 홈페이지 당원 게시판이 '이준석 대표를 퇴출시켜야 한다'는 글로 도배되는가 하면 책임당원의 당원소환청구를 통해 이 대표를 소환하자는 구체적 움직임까지 나왔다. 심지어 전날에는 이 대표를 향한 비판의 글과 함께 접속량이 늘면서 서버에 문제가 발생, 홈페이지 접속에 장애가 생기기도 했다.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국회의원을 지낸 진성호 전 의원과 전여옥 전 의원도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이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 확보를 위해 찌질한 행보를 하고 있다"며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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