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조건부로 특검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야당의 특검 요구가 불을 뿜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협상을 피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정작 야당 요구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후보가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대장동 의혹을 규명할 특별검사 도입에 조건부 찬성 입장을 내놓은 후 여·야 합의로 물꼬가 트일 것 같던 특검이 다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래서야 이 후보의 조건부 특검 찬성 입장 표명이 특검을 받을 생각이 없으면서 특검 요구 여론을 속이고자 한 이중 플레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국민들의 특검 도입 요구가 봇물을 이룬 것은 애초 검찰 수사가 지지부진한 데서 비롯됐다. 전담 수사팀을 꾸린 지 40여 일이 지났지만 검찰은 감시감독권을 가진 성남시와 천화동인 등의 배후 세력에 대한 수사를 질질 끌고 있다. 검찰 수사는 미진한 수준을 넘어 의도적 봐주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니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의 특검 요구가 70%를 넘나들고 있다. 겉으로는 특검을 받을 수 있다면서 실제로는 야당의 특검 협상 요구조차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그 진정성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조차 "잘못이 없다면 조건을 달지 말라. 특검을 수용하라"고 촉구하고 나섰겠는가.
급기야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 후보의 대장동 특검 수용 가능 발언에 대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철저한 검찰 수사와 공수처 수사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여론과는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특검을 피하고자 하는 민주당의 속내를 드러냈다는 의혹을 떨치기 어렵다. 게다가 송 대표는 "공수처 수사를 방해하고 특검 운운하지 말고" "국민의힘은 공수처 수사에 철저히 협력해야 할 것"이라며 오히려 야당더러 공수처 수사에 협력하라는 적반하장식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검찰이나 공수처가 '믿는 구석'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 후보나 민주당이 자신들의 주장대로 꺼릴 것이 없다면 스스로 결백을 입증해야 한다. 이미 정치적 중립성이나 독립성이 훼손된 검찰이나 공수처 수사를 앞세우더라도 그 결과를 믿을 국민이 별로 없다. 조건 없는 특검을 수용해 의혹을 그나마 털고 가는 것이야말로 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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