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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폭탄 피하려…대구경북 아파트 증여 '최다'

1∼9월 대구 4천800여건, 경북 2천300여건…2006년 이래 사상 최대
아파트값 오른 수성구에만 36%…"세법 맹점 노린 증여, 앞으로도 계속될 것"

1~9월 기준 대구경북 아파트 증여가 2006년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구 수성구 아파트 일대 전경. 매일신문DB.
1~9월 기준 대구경북 아파트 증여가 2006년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구 수성구 아파트 일대 전경. 매일신문DB.

대구경북 아파트 '증여'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아파트값 상승과 정부 세금 규제가 맞물린 결과로, 앞으로도 증여 열풍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대구경북 아파트 증여 건수는 대구 4천866건, 경북 2천344건으로, 대구와 경북 모두 2006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많았다.

대구 증여는 상대적으로 아파트값이 비싼 수성구에 몰렸다. 같은 기간 수성구 증여 건수는 1천779건으로 대구 전체의 36.6%나 차지했다. 이어 동구 695건, 북구 523건, 달성 497건, 중구 398건, 달서구 390건, 남구 316건, 서구 268건의 순이었다.

증여 열풍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경기, 충남, 전북, 울산 등지에서도 같은 기간 증여가 역대로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전국의 아파트 증여 건수(6만3천54건)는 지난해(6만5천574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전국적인 증여 러시는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고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최고 양도세율은 지난 6월부터 기존 65%에서 75%로 뛰었다. 지방세까지 포함하면 세율은 82.5%까지 치솟는다.

이달 고지 예정의 다주택자 종부세율도 지난해 0.6∼3.2%에서 올해 1.2∼6.0%로 급등한다.

일선 공인중개사들은 "양도세 추가 중과와 함께 다주택자들의 매도가 사라지고 있다"며 "세금 폭탄을 맞느니, 차라리 물려주겠다는 다주택자들이 급증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재 다주택자가 세금을 줄이기 위한 편법으로 '증여'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세법상 맹점도 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무주택자가 증여받는 경우 1∼3% 취득세를 적용받아 증여에 따른 취득세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며 "앞으로도 증여 열풍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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